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가 내놓은 인공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내년 초 한국에서도 쓸 수 있을 전망이다.
스타링크가 주파수 혼신 없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제하는 정부의 국내 기술 기준이 개정돼 15일부터 60일간의 행정예고에 들어갔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행정예고 뒤 스타링크코리아와 미국 스페이스X 본사가 맺은 국경 간 공급 협정에 대한 승인, 법제처 심사 등을 거치는 과정에 지금부터 3∼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2월이면 스페이스X가 국내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는 요건은 모두 갖춰지는 셈이다.
애초 스타링크 한국 서비스 시작 시점은 2023년 1분기로 예고됐지만 계속 늦춰졌다. 그 사이 스타링크가 도입된 국가는 100여개 국을 넘어섰다.
스타링크가 한국 서비스 개시 시기를 올해로 수정 공지한 지난해 10월 정부는 '스타링크로부터 필요 서류를 제출받는 중이며 마무리 단계'라고 언급했지만 이후 1년 이상 서비스 개시가 불투명한 상태가 이어졌다.
스페이스X 설립자 일론 머스크는 스타링크의 한국 출시를 알리는 국내 언론 보도에 대해 자신의 X 계정에 "그렇게 되면 좋을 것(That would be cool)"이라는 답글을 달았다.
다만, 스타링크 서비스가 국내 도입되더라도 당장은 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파수를 수신하는 단말기(브이샛) 구입에 최소 20만원(149달러)가량이 들고 월간 이용 요금도 13만원(99달러)으로 휴대전화 통신보다 높지만 전송 속도는 낮은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에 초기 시장에서는 제휴를 맺은 국내 통신사 SK텔링크, KT SAT, LG유플러스와 손잡고 도서·산간·해상 등 기존 통신망이 닿지 않는 지역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링크와 국내 이동 통신사들과의 경쟁은 기존 기지국을 통하지 않고 저궤도 위성 통신과 휴대전화 같은 단말기가 직접 교신하는 '다이렉트 투 셀'(Direct to Cell) 통신이 상용화되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이렉트 투 셀' 서비스를 위해 스페이스X가 제휴하는 통신사는 미국의 티모바일을 비롯해 일본의 KDDI, 호주의 옵투스, 뉴질랜드의 원 엔지, 스위스의 솔트, 칠레와 페루의 엔텔 등 8개국의 7개 회사다.
스페이스X는 올해 우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전송 서비스로 시작해 내년에는 음성통화와 인터넷 데이터 사용, 사물인터넷(IoT) 연결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리 당국에서도 저궤도 위성 통신이 기존 통신 서비스 산업의 지형에 큰 변화를 초래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저궤도 위성 통신의 정책 이슈 보고서에서 "현재는 기존 통신 서비스에 대한 보완적 성격이 강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위성 통신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고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KISDI는 "무엇보다도 비용 측면에서 위성통신의 경쟁력이 매우 강력한데 운용 인력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서비스 구조인 데다 발사체의 재활용을 통한 원가 경쟁력에서도 격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KISDI는 "국내 위성 통신 서비스는 자율주행 자동차 혹은 커넥티드카와 같은 모빌리티 분야를 포함하는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국내 통신사들도 스페이스X발 변화에 대응 중이다.
한국 통신사를 대표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는 김영섭 KT 대표는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M360 APAC' 행사에서 세계의 위성 운영사들과 협력해 스마트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통신 서비스와 6G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해외 위성 통신 서비스의 국내 진입을 대비해 정책을 정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제4차 전파진흥기본계획을 통해 해외 위성 기업의 인터넷 수신 단말기(브이샛)를 휴대전화 단말기처럼 소비자가 일일이 전파 인증을 받지 않아도 판매자가 국내 당국에서 받은 허가를 통해 쓸 수 있도록 하는 '허가 의제'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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