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오늘도 삼성전자를 팔아치우며 역대 최장 기간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은 물론 개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도 심각한데요, 장기투자 세액공제 등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증권부 신재근 기자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 기자, 외국인은 오늘도 삼성전자를 팔았죠? 며칠째입니까?
<기자>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천억 원가량 순매도했습니다.
지난달 3일 이후 26거래일 연속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한 겁니다.
이로써 지난 2022년 세운 최장 순매도 기록을 다시 쓰게 됐고,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11조 원에 달합니다.
증권업계 안팎에선 엔비디아로의 HBM3E 공급이 지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으로 공급 가능성도 낮게 보는 시각이 반영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근본적으로 삼성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외국인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인데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기자>
외국인 매도의 이유가 밸류에이션, 즉 삼성전자가 비싸서가 아니라 기술력에 대한 의문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때문에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있다는 분석이 큰 의미가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 수준으로 10년 평균치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과거 평균은 삼성이 반도체 분야서 1등을 달리던 시기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만약 삼성이 HBM 분야서 1위 자리를 탈환하지 못하면 결코 현재 주가 수준이 싸다고 말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외국인이 삼성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려면 '엔비디아로의 HBM 공급'인데, 당장은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앵커>
외국인 뿐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도 심각하지 않나요? 증권사 지점 분위기를 직접 들어보고 왔다고요?
<기자>
3분기 국내 투자자의 외화 증권 보관 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정도로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인데요.
강남 지역에 있는 증권사 지점 세 곳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PB(프라이빗뱅커)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국내 주식이 장기 투자에 부적합하다는 판단이 투자자 사이에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랜 기간 투자하면 수익률이 낮게 나올 정도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 것이 투자자들이 떠나는 배경으로 지목됐습니다.
잠시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장의성 / 미래에셋증권 반포역 WM 지점장: 현장에서 체감하는 거는 신규로 투자하러 오시는 분들은 거의 다 미국 증시를 선호하시는 그런 분위기예요. (국내 주식은) 매도 시점을 잘 잡지 않으면 수익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실제 주요국 증시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을 5년간 보유했다고 가정했을 때 수익률은 우리나라, 즉 삼성전자가 꼴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대만으로 TSMC가 5년 전보다 주가가 260%나 올랐습니다.
그 다음으로 미국 애플(+250%)과 인도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97%), 일본 도요타(+74%)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는 20%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앵커>
현장에선 투자자를 붙잡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요?
<기자>
먼저 투자자가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해 장기 보유 주식의 배당소득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꼽힙니다.
예를 들어, 1년 혹은 그 이상 주식을 보유하는 경우 배당소득에 붙는 세금을 깎아주자는 겁니다.
현재는 배당으로 얻은 소득에 대해 14%를 과세하고, 이자와 배당을 합쳐 2천만 원이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돼 세율이 최대 45%까지 높아집니다.
현장의 목소리 듣고 오겠습니다.
[이종일 /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차장: 최근에 2030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 중 하나가 장기 투자 때문이란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그러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것이 국내에도 분명이 있다 그러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이유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대한 요구가 큰데요.
지금은 국내주식을 거래할 때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만 과세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국장을 떠나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금투세라는 새로운 과세로 세부담이 늘어나면 국장 탈출은 가속화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지금은 과세보다 증시활성화 대책이 더 필요한 시점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양진성, 김재원
영상편집: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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