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재계 "새로운 60년 그려나가자"

전효성 기자

입력 2024-10-18 09:25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재계가 앞으로의 한일 관계가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60년'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해 나가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이하 경단련)는 18일 오전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제31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했다. 양 단체는 양국 공동 번영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지속하자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가 지난 10일 첫 정상회담을 가진 가운데, 이번 회의는 한일 관계 개선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개최됐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이순(耳順)을 맞은 양국 관계는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성숙해졌다. 공동 번영의 미래로 달려 나갈 채비를 갖췄다"며 "새로운 60년을 향해 무엇을 해야 할지 양국 경제인들은 지혜롭고 진지하게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저출생, 지방 소멸,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양국 경제계가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또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함께 주도해 나갈 협력 방안 구상도 필요하다"며 "인재 양성, 기술 개발, 표준 도입 분야에서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G7, G20, OECD 협력의 틀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은 개회사에서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미래지향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한일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협력과제로는 중요물자 공동조달,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구축, 한국의 CPTPP 가입 지원, 스타트업 협력포럼·교사 교류와 같은 인적교류 확대 등을 제시했다.

축사에 나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금의 한일 협력 모멘텀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며 양국 정부가 ▲경제안보 ▲기후변화 대응 ▲제3국 내 공동 협력 분야에서의 양국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 첫 순서인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 협력' 세션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수소·디지털 전환 협력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 활동에 있어 탄소 저감이 필요하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수소를 비롯한 청정에너지의 생산, 운송, 활용 등 전 분야에 걸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무역투자 분야 한일 협력' 세션에서는 한일 글로벌 협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한미일 협력으로의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한국과 일본은 서로에게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서, 경제안보와 첨단산업 글로벌 룰 메이킹에 있어 서로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요 광물에 대해서는 공동 비축제도를 마련해, 어느 한 나라의 공급망에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험을 서로 분산해 나가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일 협력을 기반으로 한미일 협력을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확인됐듯이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충분하다며, 6월 발족한 '한미일 비즈니스 대화'를 플랫폼으로 3국 경제계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한경협과 경단련은 이날 회의를 토대로 ▲OECD, APEC, G20, G7 등에서의 한일 간 협력을 위한 노력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 노력 ▲안정적 공급망 및 수소 등 청정에너지 협력 ▲신생산업 등에서의 국제표준 마련 협력 ▲한미일 경제 협력 강화 ▲AI, 양자컴퓨터 등에 있어 고도인재 활용협력 ▲스타트업 협력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다양한 세대·분야 협력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아울러 양국 경제계는 경주 APEC 정상회의와 오사카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한국측에서 류진 한경협 회장 등 한국 기업인 17명, 일본측에서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등 일본 기업인 7명이 참석했다. 또한 회의 이후 진행된 환송오찬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참석하여 양국 기업인의 협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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