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5.720% 수준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11일(연 3.990∼5.780%)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하단이 0.160%포인트(p) 높아졌다.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4.750∼6.540%)도 상·하단이 각각 0.040%p 올랐다.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COFIX)가 3.360%에서 3.400%로 0.040%p 상승한 영향이다.
기준금리가 내렸는데도 주담대 금리가 오른 것은 기본적으로 시장금리 하락이 대출 금리에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픽스 금리는 주요 은행들이 전월 취급한 수신상품 금액과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되기 때문에 시장금리 변동이 예금 금리 등을 거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요구도 대출금리의 주요 변수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지난 7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도 내릴 것이라는 큰 상황이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됐다고 보기 어려운 탓에 당분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눈에 띄게 낮출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연 3.35%∼3.45% 수준으로 1주일 전과 변화가 없었다. 대출 금리는 내리지 않으면서 예금 금리만 인하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1일 한은 기준금리 인하 직후 "기존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될 수 있도록 예대금리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주요 은행들은 최근 2∼3개월 사이 주요국 피벗 기대에 따른 시장 금리 하락을 반영해 수신상품 금리를 0.20∼0.45%p 정도 내렸다. 다만 시장금리가 점차 하락하면 예금금리가 먼저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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