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이것' 불티…친환경 주류 '급부상'

중국에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최근 한 달간 12만대 가까이 팔리며 글로벌 확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REV는 평소에는 전기차처럼 모터로만 달리지만, 배터리 충전이 부족할 때는 소형 엔진이 발전기가 돼 전기 충전을 돕는 차를 말한다.

20일 중국자동차연석회의(CPCA) 자료에 따르면 EREV는 지난 9월 중국에서 11만7천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판매량이 89.1% 급증한 수치다.

CPCA가 별도로 EREV 판매량만을 집계해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에 EREV 판매분을 포함해 통계를 냈지만, EREV 비중이 커지면서 이같이 새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PHEV는 엔진을 주 동력원으로 삼되 50∼60㎞의 비교적 짧은 거리는 전기모터로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다.

이와 달리 EREV는 전기모터가 주 동력원이고, 엔진은 배터리 충전에만 쓰인다. PHEV가 전기 플러그를 꽂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라면, EREV는 발전기가 달린 전기차인 셈이다.

영토가 넓은 중국에서는 주행 거리와 충전 인프라 등을 고려해 EREV가 순수 전기차와 함께 친환경차 주류로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중국 신생 자동차 제조업체 '리오토'는 지난해 EREV 차종 'L7'을 38만대 판매했다. 이 차종은 중국 정부 인증 기준으로 최대 1천50㎞를 주행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와 기술 제휴를 맺은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세레스'도 작년 EREV를 9만대가량 팔았고, 샤오미 역시 2026년을 목표로 EREV를 개발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현대차의 'EREV 역할론'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

현대차는 2026년 말부터 EREV 양산을 시작해 그 이듬해부터 미국, 캐나다, 중국에서 본격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북미에서는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콘셉트의 EREV를 연간 8만대, 중국에서는 경제형 준중형 EREV를 출시해 연간 3만대가량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EREV의 경우 기존 엔진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다,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을 약 30% 줄이면 전기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와 승차감은 비슷하지만, 충전 스트레스는 덜하다는 말도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8월 'CEO 인베스터 데이' 당시 "EREV는 주유와 배터리 충전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주행 거리 측면) 불편도 적고 전기차보다 가격도 낮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