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로켓군 부대를 시찰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시 차세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둥펑(DF)-26'을 사열했으며, 이는 한반도 등 국제 정세 긴장 속에서 미국을 향해 억지력을 과시한 것이라는 중화권 매체의 분석이 나왔다.
21일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에 따르면 시 주석의 로켓군 부대 시찰 사실을 이틀 뒤 보도한 관영 중국중앙TV(CCTV) 뉴스 영상에는 총 25대의 DF-26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가 식별됐다.
CCTV 영상을 보면 DF-26 TEL 25대 중 20대는 바깥에 정렬한 채 사열을 받았고, 5대는 실내에서 발사 절차를 시연했다.
또 모든 TEL에는 미사일 운반 차량 두 대씩이 배정돼있어 TEL 장착분까지 합치면 TEL 한 대당 모두 3기의 DF-26 미사일이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조보는 설명했다.
이 매체는 따라서 해당 로켓여단이 한 번에 최소 75기의 DF-26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며 "하나 혹은 여러 개의 항모전단을 파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미사일 위협'(Missile threat)에 따르면 DF-26은 길이 14m, 지름 1.4m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탄두 중량 1.2∼1.8t에 사거리는 4천㎞다.
중국 매체들은 최대 사거리가 5천㎞에 달한다고 평가한다.
2015년 중국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에서 첫선을 보인 DF-26은 2016년 실전 배치됐다.
괌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중국 군사 애호가들은 DF-26을 '괌 익스프레스'라 부르기도 한다.
연합조보는 중국 당국이 로켓군 부대를 시찰한 것이 지난해 로켓군 지도부가 부패 등 문제에 연루돼 잇따라 실각한 뒤 처음이라며 "지도부의 대대적인 교체와 1년여의 정돈을 거쳐 로켓군 부패 사건 처리가 기본적으로 끝났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5일 태평양 공해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시험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튿날 오전 공개된 발사 사진을 토대로 중국이 발사한 ICBM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DF-31AG 혹은 DF-41일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중국이 태평양을 겨냥해 ICBM을 발사한 것은 1980년 DF-5 이후 44년 만의 일이다.
연합조보는 시 주석이 태평양 ICBM 시험 발사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핵무장 부대인 DF-26 여단을 시찰, 로켓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두고 "중국이 계속해서 전쟁에 대비하면서 핵 억지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과 잠재적 군사 적수, 특히 미국을 향해 군사적 모험을 하지 말라는 위협을 보여준 것"이라고 짚었다.
신문은 이달 들어 평양 상공 드론 비행과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 등 문제로 한반도 긴장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전략 무기 기지를 보여줌으로써 "조선반도(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벌어져선 결코 안 된다는 신호를 외부에 명확히 발신한 것"이라는 중국 매체 의견을 소개하기도 했다.
연합조보는 "중국 여론은 중국 주변 형세 긴장의 배후에 모두 미국의 그림자가 있고, 올해 미국 대선의 결과가 어찌 되든 미국은 계속해서 중국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 때문에 해방군(중국군)은 훈련과 전쟁 대비를 강화해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고, 이는 중국 당국이 DF-26 여단을 시찰한 주요 목적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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