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로 몰락한 할리우드 거물, 수감 중 백혈병 진단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을 할리우드에서 촉발한 미국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72)이 수감 중에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 진단을 받았다고 21일(현지시간) NBC뉴스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뉴욕 라이커스섬 교도소에 수감 중인 와인스틴이 골수암의 일종인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으며 교도소에서 관련 치료를 받고 있다고 NBC는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전했다.

와인스틴의 법적 대리인인 크레이그 로스펠드는 관련 질의에 "와인스틴 씨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더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와인스틴은 최근 몇 달간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전해졌다. 그는 지난달 가슴 통증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심장 수술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코로나19와 폐렴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와인스틴은 뉴욕주에서 여배우 지망생과 TV 프로덕션 보조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2020년 징역 2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4월 주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뒤집혀 재심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뉴욕주 대법원은 하급심에서 검찰이 와인스틴의 직접적 혐의와 관련 없는 여성들을 증인으로 세웠다며 새 재판을 받도록 했다.

와인스틴은 이 재판과 별개로 2004∼2013년 베벌리힐스에서 여성 5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2022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징역 1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와인스틴은 1979년 동생 밥 와인스틴과 함께 영화 제작·배급사 미라맥스 스튜디오를 세우고 '굿 윌 헌팅', '펄프 픽션', '셰익스피어 인 러브' 유명 작품을 배급해 할리우드 거물로 올라섰다.

그러나 2017년 그가 30여년간 배우와 직원 등을 상대로 각종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보도와 폭로가 잇따랐다. 당시 앤젤리나 졸리, 귀네스 팰트로, 애슐리 저드 등 유명 배우들을 포함해 수십명이 와인스타인의 가해 사실을 공개해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촉발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