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브리핑입니다.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외국인의 순매도세 강도 역시 더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합니다. 김 기자, 최근 환율이 급등하고 있죠?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80원선을 돌파했습니다. 이로써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한 건데, 3개월 기준으로도 치솟는 속도가 가파릅니다. 원·달러 환율 추이 보시겠습니다. 올해 정점이었던 지난 7월 초, 1,384원에서 시작한 환율은 연방준비제도의 '빅컷' 가능성에 꾸준히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9월 말(27일) 1,310원대까지 주저앉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무섭게 치솟더니 급기야 최근 1,380원을 찍었습니다. 종가 기준(오후 3시 30분) 1,380원선을 돌파한 건 지난 7월 30일(1385.3원) 이후 약 3개월 만입니다.
<앵커>
연준의 빅컷 단행 이후 환율이 안정세를 찾아가는가 싶더니, 이처럼 급변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그 배경에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재부각이 주효했습니다. 최근 대선 관련 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승리 확률이 52%로 높아졌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대대적인 세금 감면이 예고 돼 있는 만큼 대규모 국채 발행으로 재정 소요를 충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달러 가치가 강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04선을 돌파했는데, 104가 넘어간 건 지난 8월 2일 이후 약 2개월여 만입니다.
<앵커>
더 경계해야 할 부분은 강세인 원·달러 환율이 우리 증시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이잖아요?
<기자>
수출 실적과 주가 간 상관관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환차손이 불가피하게 때문입니다. 게다가 트럼프 후보 당선에 따른 정책 변화도 증시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트럼프 후보가 주요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약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심화되는 인플레이션이 고물가를 부추기게 됩니다. 이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져 주식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선 트럼프 후보 당선 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의 이탈이 두드러지는데, 환율이 미치는 영향을 무시 못 하겠는데요?
<기자>
코스피에서 비중이 16.43%에 이르는 삼성전자의 부진은 이런 주장에 기인합니다. 이달 들어 6.18% 하락했는데, 이 기간 코스피(-0.87%)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매도세 탓이 큽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3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최장 순매도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매도 규모는 11조 9,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0조 6,400억 원을 팔아치웠습니다. 삼성전자의 매도 공세의 여파가 지수에 고스란히 반영된 셈입니다. 한편, 이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20조 원 줄어든 것과 함께, 코스피 역시 19조원이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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