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을 받은 이란이 자국민들에게 폭격 당하는 영상을 공유하면 엄벌에 처하겠다고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 경찰은 폭격 이미지를 공유하거나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과 연계된 적대적 매체'에 제공하면 최장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이 보도했다.
지난 26일 테헤란과 쿠제스탄, 일람 등 3개 주 군사시설이 공격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국민들 사이에 관련 정보가 퍼지지 못하도록 조처한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이란인들이 가상사설망(VPN)으로 인터넷 규제를 우회해 소셜미디어로 목격담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서방언론을 적대적 단체로 규정하고 가장 중한 죄인 '신의 뜻에 어긋나는 전쟁'을 벌인 혐의로 기소될 경우 사형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이란에서 이런 경고는 특히 무거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란 군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자국 방공망이 "이번 공격행위를 성공적으로 요격하고 대응해 냈다"면서 "일부 지역에 제한적인 피해가 가해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당국은 이란 국민들에게 '단결과 평정'을 유지하면서 이란 국영매체를 통해서만 뉴스를 듣고 '적국 언론 매체가 퍼뜨리는 유언비어'에는 귀를 기울이지 말라고 당부했다.
텔레그래프는 국민이 이번 사건의 전모를 인식하는 방식을 강력하게 통제하려는 이란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란 국영방송들도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주민 동요를 가라앉히려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란 강경파들이 당장 보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일부 시민들사이에서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26일 테헤란 주민 일부가 교외 안전지대로 대피하려 자동차 연료를 사재기하는 등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F-15, F-16 전투기 등을 동원해 약 4시간에 걸쳐 이란내 미사일 제조 시설과 대공 미사일 포대 등을 폭격했다. 군사 목표물만 노린 것과 관련해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중동전쟁으로의 확전을 우려해 공격 수위를 조절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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