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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듐 선물, 올해 최고치 경신…美, 러시아산 광물 제재안 검토 [최보화의 원자재 인사이드]

입력 2024-10-28 08:15   수정 2024-10-28 08:15

    (방송 원문입니다.)

    Q.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팔라듐입니다. 원자재 인사이드에서 팔라듐을 다루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요, 오늘의 주제인 팔라듐도 그렇고, 금이나 은도 그렇고, 최근 금속에 대한 이슈들이 정말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 네, 그렇죠. 일단 지난주 거의 ‘금속의 주간’이었습니다. 금 선물 온스당 2,76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은 선물도 온스당 35달러를 넘어가며 12년래 최고치를 재경신했습니다. 금이나 은 같은 경우는, 일단 미국의 대선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 연준의 금리인하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적 리스크, 또 중동 지역의 긴장감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이렇게 사회 전반에 다양한 리스크들이 커지며 안전선호심리가 높아져, 이에 따라 리스크 헷지 성격의 투심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알겠습니다. 그러면 팔라듐도 비슷한 결인가요? 팔라듐은 갑자기 왜 10%씩 오른 건가요?
    = 네, 팔라듐 선물이 현지시간으로 목요일, 우리시간으로 금요일에는 9%대,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우리시간으로 토요일에도 3%대 급등했습니다. 이틀간 상승률만 12%에 가까운데요, 10개월래 최고, 그러니까 올해 최고치입니다. 미국이 워싱턴 DC에서 열린 G7 재무차관 회의에서 러시아산 광물에 제재를 가하자는 방안을 G7 국가들에게 제안했기 때문인데요, 주요 외신들은 이 목적을 러시아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압박 차원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품목에는 팔라듐과 티타늄이 해당되는데요, 둘 다 현대산업 전반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원자재입니다. 일단 팔라듐은 자동차 배기가스 감축 촉매제로 활용되고요, 티타늄은 항공기와 의료용 임플란트 등의 목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전세계 팔라듐 생산의 44%, 티타늄 생산의 33%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산 팔라듐과 티타늄 공급망이 막힌다면, 말 그대로 자동차업이나 항공업, 의료업 등 제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습니다.

    Q. 알겠습니다. 아까 ‘미국이 G7 국가들에게 이 제재안을 제안했다’라고 하셨는데, 바로 시행이 되는 건 아닌가 보죠?
    = , 맞습니다. 팔라듐과 티타늄이 워낙 핵심 광물인 만큼, 제한에 들어간다면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이 가중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게 실제로 시행이 된다면 말 그대로 ‘쇼크’가 올 수 있어, 러시아에 대한 위협 정도에 그치고 실제로 이행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들도 많습니다. 특히, 미국 산업은 전체적으로 러시아산 팔라듐 의존도가 아주 높습니다. 이전에 비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추이기도 하고요. 또, 이번 러시아산 광물 제재는 제가 아까 ‘미국이 G7 국가들에 제안했다’라고 말씀을 드렸죠? G7 회원국인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국가들이 이번 제재안에 동의를 해야 이 방안이 그 다음 단계로 향하는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데요, 이 G7 국가들 역시 유럽연합 기타 국가들의 동의를 또 받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유럽연합 대부분의 국가들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는 거죠.

    Q. 왜죠?
    = 팔라듐과 티타늄의 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겠죠. 작년 12월쯤일까요? 영국이 팔라듐을 제외한 러시아산 금속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는데, 팔라듐 가격이 12% 넘게 즉시 급등했습니다. 심지어, 이 제재안에는 팔라듐은 아예 포함도 돼 있지 않았는데도 그랬습니다. 지난달,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팔라듐이라는 구체적인 품목을 언급하지 않고 특정 금속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위협하자, 그 이후에도 팔라듐 가격이 일시적으로 크게 뛰었던 것도, 대표적인 예로 들 수가 있겠습니다. 팔라듐 시장의 파장이 예고되면, 관련 산업들이 모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게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Q. 알겠습니다. 미국의 이 러시아산 광물 제재 고려 소식 이후 팔라듐 업계의 동향은 좀 어땠습니까?
    = 네, 일단 전세계 2위 팔라듐 생산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4대 팔라듐 기업들의 주가가 제재 검토 보도 이후 일제히 10% 이상씩 올랐습니다. 특히, 이 4대 기업 중 하나인 남아공의 시바니 스틸워터는 최근 팔라듐 가격의 약세로 미국 광산 내 팔라듐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가 있어, 분위기 반전이 더 극단적으로 보여지는데요, 실제로 팔라듐 가격은 작년 초 이후 약 2년간 대략 37% 하락했습니다. 전세계 경기침체에 기인해 제조업도 장기간 위축된 부분이 있었고요, 또 제조업체들이 그동안 많이 쌓였던 재고들을 낮은 가격에 소진하고자 한 부분도 작용했습니다. 또, 팔라듐 가격이 불과 2년 전쯤인 2022년까지만 해도 지금의 2배 이상이었습니다. 팔라듐 가격이 점점 오르자,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비싼 팔라듐 대신 저렴한 백금으로 전환하기 시작했고요, 2년간 가격이 쭉 떨어져 최근의 가격 수준, 그러니까 온스당 1,000달러 미만까지 밀려난 겁니다. 참고로, 팔라듐 가격은 2022년 7월, 온스당 3,000달러라는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쭉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1,000달러 미만에서 오랫동안 등락을 거듭하다가 이번 급등 이후 온스당 1,200달러 대까지 회복됐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Q. 알겠습니다. 이번 제재 발표를 두고 월가 IB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들어보니 의견이 꽤 나뉠 것 같은데요.
    = 맞습니다. 일단 상승 쪽부터 좀 살펴볼게요. TD 시큐리티스는 트레이더들이 팔라듐에 대한 강세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추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메타 트리이딩도 전세계 1위 팔라듐 생산국인 러시아의 팔라듐 공백은 2위 생산국인 남아공이나 또다른 국가들이 아무리 생산량을 늘린다고 해도 다 메울 수 없는 수준일 것이라고 진단하며, 러시아산 팔라듐이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 자체가 이미 시장을 대거 압박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고요, 팔라듐 시장의 충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Q. 그러면 반대쪽 주장은 어떻습니까?
    = 네, 일단 TD 증권은 팔라듐 가격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공포거래’라고 표현했습니다. 즉, 유럽연합 국가들이 미국의 제재 요구를 거부할 확률 역시 작지 않다는 건데요, 유럽연합은 전체 팔라듐 생산량의 3분의 1 이상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어, 미국의 이 같은 단적인 제안을 결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겁니다. 팔라듐의 이런 이슈에 기인한 강세 모멘텀은 단기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끌고 갈 만한 부분은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도 팔라듐 가격이 일시적으로는 변동성이 크겠지만 잠깐의 랠리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장기적으로 팔라듐 가격이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팔라듐의 수급 측면에서 추가 감산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2025년까지 국제 팔라듐 가격은 약세 쪽이 더 가깝다고 했고요, 팔라듐에 투자할 때는 신중한 태도로 접근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ING도 전세계 공급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의 팔라듐 공급 장악력을 감안할 때, 미국이 유럽연합 국가들에게 팔라듐 제재를 가하도록 설득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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