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기업 퇴출 확 늘린다..."밸류업 발맞춰 내년 시행"

신용훈 기자

입력 2024-10-28 17:39   수정 2024-10-28 17:39

    상폐심사 절차·기간 단축
    <앵커>
    금융당국이 거래소의 상장폐지 요건을 손질합니다.

    상장기업들의 퇴출이 보다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다는 건데요.

    관련 내용 증권부 신용훈 기자와 알아봅니다.

    신 기자 우선 당국이 상장폐지제도 손질에 나선 배경은 뭔가요?

    <기자>
    실적 안 나오는 좀비기업들 퇴출시켜서 근본적으로 국내증시의 체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식시장이 미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좀비기업이 많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이자보상배율 즉,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비율이 1이 안되는 상장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3%를 기록했습니다.

    10곳 중 4곳 정도가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고 있는 셈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퇴출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한 겁니다.

    <앵커>
    좀비기업 문제가 불거진 배경은 무엇이라고 볼 수 있나요?

    <기자>
    증권시장에 상장이후 막상 실적이 안 나와도 퇴출은 잘 안 되는 구조가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들어 10월 25일까지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기술특례를 포함 59곳입니다. 이전상장이나스팩 상장은 뺀 수치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감사의견 거절 등의 사유로 상장 폐지된 기업은 코스피의 경우 1곳, 코스닥은 12곳에 불과합니다. (자회사 편입, 합병, 이전상장, SPAC 제외)

    지난해에도 양 시장에서 상장된 기업은 85개인데 상폐기업은 10개에 불과합니다.

    상장사 10곳 중 4곳정도가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인데도 여러 퇴출 유예 장치들이 있어서 시장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상장폐지 제도 어떤 식으로 바뀌는 겁니까?

    <기자>
    큰 방향은 상장폐지 심사 절차와 기간을 줄이는 쪽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우선 상장 적격성 심사 중 기업에 부여되는 개선기간을 대폭 단축하게 됩니다.

    자본잠식이나 횡령·배임 같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장사는 거래소로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아 개선기간을 부여받습니다.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개선기간이 최대 4년인데 이걸 2년으로 줄이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또 코스닥은 상장폐지 되기 전에 3번의 심사를 받게 되는데 이를 2번으로 줄일 예정입니다.

    <앵커>
    기술특례 기업들에게 주는 '관리종목 지정 유예제'도 있지 않습니까 이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특례상장 기업은 상장한 해를 포함해 5년 간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됩니다.

    매년 기술특례기업 80% 정도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처럼 오랫동안 유예기간을 주다보니 창업주와 상장이전 초기투자한 VC들만 잇속을 챙긴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때문에 당국과 거래소는 기술특례 관리종목 유예기간도 2년정도 줄일 계획입니다.

    아울러 기술특례 상장시 평가 기준도 현행보다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잉입니다.

    <앵커>
    새로운 상장폐지 제도 언제쯤 도입될까요?

    <기자>
    현재 제도 정비를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중인데 11월 중순에 결과가 나올 전망입니다.

    이 결과로 추가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도출한 뒤 고시 기간 거쳐 내년 중 시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박스피에 정부의 밸류업 정책도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증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짚어볼 때입니다.

    증권부 신용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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