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AI·반도체 전쟁' 재개

입력 2024-10-29 14:18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에서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 압박을 가해온 미국이 이번에는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돈줄도 막고 나섰다. 내년부터 최첨단 기술과 관련한 미국 자본의 중국 투자를 통제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은 이에 맞서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자립'을 모색하는 한편 희토류 등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에 대해 생산·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대선을 불과 일주일가량 앞두고 나온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발표를 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이를 폐기하고 더 강력한 제한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28일(현지시간) 반도체·AI·양자컴퓨팅·마이크로전자기술 등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 자본의 중국 투자를 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최종 규칙은 내년 1월 2일부터 시행된다.

해당 분야에서 중국에 투자를 진행하려는 기업은 사전에 투자 계획을 재무부에 신고해야 한다. 또 중국은 물론 홍콩과 마카오까지 '우려 국가'로 규정했다. 사실상 중국에 대한 미국 자본의 최첨단 기술 분야 투자를 전면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중국이 군사 현대화에 중요한 핵심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도 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연이어 내놓았고, 중국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내년에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국 중심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재편하기 위해 반도체법을 제정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인텔 등 자국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는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으로 총 390억달러(약 53조8천억원)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대출 및 대출 보증으로 750억 달러(약 103조5천억원)를 추가 지원하고 최대 25%의 세액공제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일본·네덜란드 등 동맹국을 상대로 도쿄일렉트론·ASML 등 반도체 장비업체의 중국 내 활동 제한을 강화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미 의회는 반도체법의 지원 아래 건설된 미국 공장에서 중국산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하기도 했다.

중국은 첨단 기술 자립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수출 통제로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를 공급받지 못한 중국 반도체 산업은 타격을 입었지만 동시에 반도체 자립을 위한 노력도 가속화됐다.

중국은 지난 5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3천440억 위안(약 66조4천억억원)에 이르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일명 대기금) 3차 펀드를 추가 조성했다.

이 기금은 고사양 반도체 기술 자립과 반도체 산업의 차세대 먹거리인 AI 반도체 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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