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특별법 마련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오늘 국회에서 민생법안 통과를 위한 당정 협의가 열렸습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 원전산업지원법, 금투세 폐지 등 주요 경제 살리기 법안들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세종스튜디오 연결합니다. 박승완 기자. (네, 세종스튜디오입니다.) 박 기자, 최우선 입법과제, 역시 반도체군요?
<기자>
정부와 여당이 국가적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키우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산업특별법을 추진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이 당정협의회에서 논의한 내용인데요.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법안을 공개했습니다.
가장 먼저 거론된 게 반도체산업특별법이었고, 각종 첨단산업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법, 첨단전략기술에 대해 세액공제 기간을 늘리는 K칩스법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앞서 어제였죠, 여야는 민생·공통공약추진협의회를 출범했는데요. 각종 민생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인데, '반도체특별법'은 여기에서도 주요 논의 사항으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정부는 내수가 일시 반등하긴 했지만, 수출이 주춤하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는데요. 각종 대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긴 하지만 정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최상목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민생 경제 법안이 빠르게 입법화 돼야 합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주주환원촉진세제 신설 등을 통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여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나갈 수 있습니다.]
<앵커>
전 세계적인 보조금 전쟁 속에 유독 우리나라만 직접 보조금에 인색한 상황인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에게 직접 보조금을 주는 문제, 논의가 됐습니까?
<기자>
구체적인 내용은 논의 중인 걸로 파악되는데, 자금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팹리스 기업들이 5나노 공정에 필요한 샘플을 하나 만들려면 100억 원이 드는데, 자금 지원 없이는 힘들다는 설명이죠. 삼성전자 사장 출신이자 여당 AI반도체특위 위원장인 고동진 의원의 주장인데요. 중국과 일본, 미국 정부가 막대한 돈을 반도체 산업에 쏟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세제지원이나 저리융자 정도에 멈춰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대한상의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지난 10년간 제조업 보조금을 10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그중에서도 직접 돈을 주는 재정보조금을 코로나19를 전후로 크게 늘렸는데 미국이 37배, EU 역시 5배 확대했습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간접 금융지원 방식이 주를 이뤘고, 재정보조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우리 정부 역시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서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게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이 와중에 미국의 유력한 대선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계속해서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문제를 비판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대만 TSMC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는데, 트럼프가 집권하게 되면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는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매겨서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게 하겠다"고 하고 있죠.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반도체에 관세 폭탄은 물론 바이든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전 세계 반도체업계가 미국 대선을 예의주시하고 있죠.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국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무엇보다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이 보호 무역을 강화할 거란 관측이 나와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이에 정부는 민관 채널을 가동해 기업 및 경제단체와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인데요.
오늘 통상정책자문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그간 구축된 각종 협력 채널을 바탕으로 첨단 산업 협력과 공급망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무역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을 두고 여야정이 어떠한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커집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였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