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삼성전자 3분기 확정실적 발표에 실망과 기대가 교차한 내용이 담겼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3조 8,600억 원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예상치인 4~5조 원을 밑돌았습니다. 성과급 충담금과 달러 약세에 따른 환영향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는데요. 시장에서는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 적자가 1조 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반도체 외에 다른 부문은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보다 14.5% 감소한 2조 8,2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디스플레이도 같은 기간 대비 부진하면서 사업 영역 전반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진 못 했습니다.
<앵커> 우려했던 실적 부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겠는데요. 시장의 우려를 알기 때문일까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HBM 공급을 시사했죠?
<기자> 네. 직접적으로 엔비디아를 언급한 것은 아닙니다. 정확하게는 "주요 고객사 HBM3E 퀄테스트에서 중요한 단계가 완료되는 등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HBM 최대 수요처가 엔비디아라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이 말을 엔비디아 공급이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해석합니다. 중요 단계를 넘었다는 건 HBM 성능을 인정받았다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해당 제품은 HBM3E 8단 제품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이례적으로 고객사 퀄테스트 진행 상황을 언급한 것은 HBM 공급 지연에 따라 반도체 실적이 극명하게 갈린 현 상황 때문입니다. 특히 엔비디아 HBM 공급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가 분기 최대 실적으로 것과 대비되면서 시장 우려를 불식시킬 재료가 필요했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양산·판매하고 있다고 전하며 내년 상반기에는 개선된 HBM3E 제품도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시장 역전을 노리는 HBM4는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전했습니다.
<앵커> 연말 인사를 앞둔 삼성전자의 대대적 쇄신도 결국 반도체 부문에 집중될 거란 관측이잖아요. HBM 같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부터 기술력을 복원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 개선 전략은 명백합니다. 반도체 초격차 기술력 복원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할 방침입니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도 언급됐습니다만, 중국의 추격을 받는 범용 반도체 비중은 줄이는 대신 D램에선 HBM가 DDR5, 낸드에선 기업용 eSSD 비중을 더 확대합니다. HBM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3분기 HBM 매출이 7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계획대로 4분기 HBM3E 공급이 본격화되면 해당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는 전체 HBM에서 HBM3E 비중을 현재 10% 초중반대에서 4분기에 50%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3분기 반도체 영업익 후퇴의 결정적 이유였던 파운드리에선 투자를 축소합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시설투자 예상 금액을 56조 7천억 원 수준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지난해 보다 3조 6천억 원 가량 증가한 수치지만, 파운드리 투자 축소로 전체 반도체 부문 투자 규모는 소폭 줄어들게 됩니다. 대신 2나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공정은 내년에 예정대로 진행합니다. 초미세공정 기술력 자체에는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HBM3E 공급이 4분기부터 본격화되면 내년 1분께부터 반도체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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