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와중에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원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추세라 당분간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천14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3.1%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22.4% 줄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2.1% 줄어든 2천36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은 23.5% 감소한 475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 영업이익은 62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7.2% 감소해 주요 건설사 중 크게 감소했다. GS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81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5.9% 증가했으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12.5% 줄었다.
반면 DL이앤씨는 영업이익이 83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155.9% 급등한 수준이다.
건설사들은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공통으로 지목했다. 특히 국내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일수록 실적 하락 폭이 큰 편이었다.
현대건설은 보도자료에서 "원자잿값의 지속 상승과 안전·품질 투자비 반영 등의 영향으로 원가율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도 "원가율 상승과 일부 현장의 추가 원가 반영 때문"이라고 실적 감소에 대해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르면서 그만큼 이익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매달 집계하는 건설 공사비 지수가 최근 3년 새 26% 올랐다.
건설 현장에서 체감하는 공사비 상승 폭은 이보다도 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3년 새 50% 이상 올랐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인건비가 급등했다"고 덧붙였다.
건설사의 실적 하락세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은 계약 시점과 준공 시점까지 상당한 시간 차가 있어서다.
최근 일부 건설 현장에서 재협상을 거쳐 공사비가 증액됐지만 증액분이 반영되기까지 2년 이상이 걸린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과거에 낮은 원가로 계약된 현장 수가 줄어야 한다"며 "새 현장들은 최근 물가가 원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새 현장 비중이 늘어나면 실적 중화 작용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 수주 경쟁력에 실적 개선 여부가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영증권 박세라 건설·건자재 담당 연구원은 최근 낸 건설업종 보고서에서 "올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로 촉발된 재무 건전성 위기를 넘기는 데 주력했다면 내년은 그 위기를 넘어선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라며 "정상 수준의 이익률은 어느 수준인지, 해외 수주 경쟁력은 어디에 있는지 등 이익 성장의 신뢰를 주기 위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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