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5일(현지시간) 치러질 미 대선의 여파를 가늠하고 있다.
유로화, 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3.2% 올라 2022년 4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2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달 첫 거래일인 1일에도 0.33% 상승해 104.32로 올라섰다.
미국의 경제 지표 호조 뿐만 아니라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따른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최근의 달러 가치 강세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 보편 관세 공약을 내세웠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요인이 될 수 있어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고 달러 가치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월가에서는 관세 정책에 단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중국, 멕시코 등 무역 상대국 통화 가치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 이후의 달러 가치의 향방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브래드 백텔은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 달러인덱스가 매우 빨리 100.0로 갈 것"이라고 봤다. 반면, TD증권의 마크 매코믹은 해리스 부통령 당선이 근본적으로 달러 가치에 부정적 요인은 아니라며 경제지표, 기준금리 등이 모두 달러에 긍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는 얼마 전까지 60%를 넘겼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56.5%로 내려온 반면,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확률은 43.6%로 올라왔다.
지난 두차례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높았던 아이오와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두 후보가 박빙인 만큼 투자자들이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아직 대선 영향이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대선과 상·하원 선거 결과가 곧바로 나오지 않을 경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000년 대선 당시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맞붙었는데 대법원의 재검표 중단으로 한 달여 만에 승자가 가려졌던 것처럼, 이번에도 여러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후퇴할 것으로 보여 반도체·전기차·친환경 부문에는 악재이지만, 내연기관차·석유 업계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에는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관련주가 수혜주로 꼽힌다.
또 최근 금·은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미 대선과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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