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시정연설 불참에 "국민 무시"...11년 만에 대독

입력 2024-11-03 18:59  



윤석열 대통령이 4일에 있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자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직접 하지 않으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국무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하게 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시정연설을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의 불참 기류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참석 여부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여당은 야권의 과도한 정부 비판으로 인한 정쟁 우려에 윤 대통령이 국회에 오기 힘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시정연설 불참 자체가 국민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거리에 나서는 상황에서 차분한 시정연설이 되겠나"라고 두둔했다.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올 경우) 정쟁의 한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총리가 대독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는 걸로 안다"며 "시정연설을 앞두고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며 거대 야당이 장외로 나가 투쟁한 경우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 참석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한 비판 의견이 쏟아졌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더는 국민을 멀리해서는 안 된다"며 "더는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지 말고, '명태균 의혹'을 비롯해 모든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이 명백히 밝히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초로 국회 개원식 불참 기록을 남기더니 끝내 시정연설도 포기하려는 것 같다"며 "개원식도 싫고 시정연설도 싫다니, 대통령 자리가 장난인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시정연설은 677조에 달하는 혈세를 어떻게 쓸지 국민께 허락을 구하는 자리"라며 "여기에 더해 올해는 '명태균 녹취' 의혹이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의료 대란 등 다른 현안도 많다. 피한다고 능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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