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대수술…돈 없으면 대규모 개발 못한다

방서후 기자

입력 2024-11-14 17:58   수정 2024-11-14 17:58

    <앵커>

    정부가 건설업계를 부실의 온상으로 만들었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이른바 PF 사업의 체질을 선진국처럼 바꿉니다.

    더는 사업비의 3% 남짓한 돈만 들고 대규모 개발에 나설 수 없도록 자기자본 비중이 높은 사업에 혜택을 몰아주기로 한 건데요.

    자세한 소식, 방서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프로젝트 파이낸싱, PF는 특정 사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PF 방식으로 이뤄지는 부동산 개발사업이 230조원에 달합니다.

    땅도, 건물도 없는 상태에서 수익성만으로 대출을 일으키기 때문에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율(3~5%)이 낮고 시공사의 보증에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 PF 사업의 자기자본 비율이 30~4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쉽게 말해 3억원만 들고 100억원짜리 사업을 하겠다며 토지 매입 단계부터 고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문제는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위축돼 사업 기간이 1년만 늦어져도 이자는 수백억원씩 쌓인다는 점입니다.

    최악의 경우 시행사가 파산해 시공사가 빚을 떠안거나 돈을 빌려준 금융사까지 불똥이 튑니다.

    정부는 이같은 부실의 고리를 끊고자 리츠 방식의 부동산 개발을 적극 지원해 '한국형 디벨로퍼'를 키우기로 했습니다.

    [박상우 / 국토교통부 장관: 토지주가 토지를 출자해 주주로 참여하도록 세제 지원하고, 단순 개발이 아닌 지역 활성화를 위해 관리·운영까지 나서는 사업시행자에게 3기 신도시 등 우량 공공택지와 도시규제 특례 인센티브도 제공하겠습니다.]

    세금 납부 시기를 미뤄주거나 용적률 등을 완화해줄 테니 땅만 팔고 손을 터는 대신, 현물 출자를 통해 리츠 주주로 참여하면서 사업 수익을 나누라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자기자본 비율이 두 자릿수 대로 늘고 금융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어 주택 공급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실제로 사업비 1,645억원 규모의 주상복합 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리츠를 활용하면 대출이 30% 이상 감소하는 반면 이익은 20배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다만 조세특례법 등 법 개정 사안이 많아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는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입니다.

    또 자본력을 갖춘 디벨로퍼에게 혜택을 몰아준다면 영세한 업체들과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편집: 정윤정, CG: 김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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