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몸 곳곳에 종교적 극우 극단주의를 나타내는 문양을 문신으로 새기고 과거 언행도 문제가 많았던 그가 국방정책을 총괄하고 군을 이끌 지도자가 되기 적절한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헤그세스의 글과 온라인 활동은 그가 우파 기독교 문화와 정치적 극단주의, 폭력적 사상에 빠진 사람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극단주의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짚었다.
실제 헤그세스는 2020년 저서 '미국 십자군'(American Crusade)에서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방법으로 좌파들이 미국 애국자들을 사방에서 포위해 살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건국 아버지들과 국기와 자본주의를 죽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소수자(LGBTQ+)와 여성의 권리, 인종의 정의를 옹호하는 좌파가 미국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미국은 좌파의 재앙 아래 있다"고 썼다.
헤그세스가 몸에 잔뜩 새긴 문신이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의 팔에는 '데우스 불트'(Deus Vult·하나님의 뜻)라는 말이 새겨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중세 십자군 전쟁을 시작할 때 사용한 구호다.
역사학자 토마스 르카크는 이는 "종교적 폭력을 촉구하는 뜻"이라고 짚었다.
그는 가슴에는 '예루살렘 십자가', 어깨 아래쪽에는 미국 건국 당시의 첫 성조기인 별 13개짜리 성조기와 무기 모양의 문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AP 통신은 그의 문신이 군 복무 당시에도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문신으로 유추되는 극단주의적 성향 때문에 그가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관련 임무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당시 취임식은 1·6 의사당 폭동 사건 2주 뒤에 열렸다.
2021년 워싱턴주 방위군의 대테러 보호팀에서 복무한 데리코 게이더 예비역 원사는 당시 헤그세스의 '데우스 불트' 등 문신에 대한 제보 이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것이 극단주의 단체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해 상부에 보고했다고 AP에 말했다.
비영리단체 '증오와 극단주의 반대를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의 하이디 베이리히는 헤그세스의 문신 일부가 신앙 표현과 관련 있지만 맥락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며 폭력적 극단주의자들이 이 표식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1년 노르웨이 연쇄 테러범 안데르스 브레이빅과 2023년 텍사스 총기 난사범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를 예로 언급했다.
헤그세스는 여성과 성소수자의 군 복무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전투 임무에 여성이 포함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대 내 '좌파' 장교들을 숙청하겠다고도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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