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인권운동가 유족, 정부 상대 1,400억원 소송…왜?

입력 2024-11-16 21:48  


1965년 암살된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맬컴 엑스(X)의 유족들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1억달러(한화 1천400억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15일(현지시간) a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유족들은 뉴욕경찰(NYPD)과 연방수사국(FBI)이 맬컴 X 피살 사건을 공모했다는 점을 입증할 새로운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당시 목격자 중 한명으로부터 뉴욕경찰이 범인의 도주를 돕는 것을 봤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유족 측은 또 맬컴 X의 전직 개인 경호원 두 명으로부터 피살 사건이 발생하기 1주일 전 위장 잠입했던 뉴욕경찰에 체포돼 수감됐었다는 진술도 받았다고 한다. 뉴욕경찰이 맬컴 X에 대한 암살을 성공시키기 위해 개인 경호원을 붙잡아뒀다는 취지다.

유족 측은 여기에 더해 사건 당시 현장에 FBI 정보원 9명이 있었으며 범인 중 한명이 FBI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은 한 FBI 요원이 1964년 당시 국장이었던 존 에드거 후버에게 맬컴 X가 흑인 탄압을 유엔에 알리려 할 수 있어 추가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는 서한을 보냈고, 두 달 후 피살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맬컴 X는 흑인 종교단체 '네이션 오브 이슬람'을 기반으로 과격한 백인 배척론을 폈던 급진적 흑인 인권운동가다. 1964년 네이션 오브 이슬람과 결별하며 온건 노선으로 돌아섰지만, 이듬해인 1965년 2월 21일 뉴욕 할렘의 연설장에서 괴한 3명이 쏜 총에 맞아 39세 나이로 숨졌다.

이후 네이션 오브 이슬람 회원 3명이 살인 혐의로 기소돼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이 중 두 명이 재수사 과정에서 누명을 쓴 것으로 확인돼 혐의를 벗었다. 특히 뉴욕경찰과 FBI가 이들이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숨긴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뉴욕경찰과 FBI는 이와 관련해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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