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두산밥캣, 美 상장해야 밸류업…직접 돕겠다"

정호진 기자

입력 2024-11-18 15:29   수정 2024-11-18 15:38

얼라인 "미국 이전상장, 이중상장 등 다양한 방안 고려 가능"
이창환 대표 "GS 출신 M&A 전문가, 필요하다면 돕겠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두산밥캣의 밸류업을 위해선 미국 상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두산밥캣이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미국 상장"이라며 "골드만삭스, KKR 출신의 M&A 전문가로서 자문이 필요하다면 직접 돕겠다"고 말했다.

얼라인 측은 사업 내용과 매출 비중을 고려할 때, 두산밥캣은 본질적으로 미국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5년 기준 두산밥캣 매출의 72.9%는 북미 시장에서 발생했다. 또한 두산밥캣의 총 R&D 인력 918명 가운데 471명이 북미에 상주 중이다. 이 대표는 "캐터필러, 디어 등 미국에 상장된 동종업계 기업보다 두산밥캣의 북미 매출 비중이 더 높다"며 "밥캣은 미국 노스다코다에서 설립된 회사로, 미국에선 특정 소형 건설기계를 '밥캣'이라는 대명사로 부를 만큼 북미에서 전통이 있는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두산밥캣을 미국 시장에 상장하는 청사진도 제시됐다. 이 대표는 두산밥캣 기타 종속회사의 자산을 북미법인 산하로 이전한 뒤, 신주 발행을 통해 북미법인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에 상장된 두산밥캣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면 이전상장, 이중상장 등 여러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며 "상당히 큰 가치 재평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상장을 추진할 경우, 기존 주주들의 반대가 우려된다는 의견에는 "미국 상장으로 기업 가치가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반대하는 분들은 많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두산밥캣의 지배주주 지분을 제외하면 36% 정도가 외국인 기관주주이고, 국내 개인 주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미국 상장안 이외에도 두산밥캣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 주주환원율 정상화 및 자본구조 효율화, 밸류업 성과에 연동한 경영진 보상 정책 도입 등의 내용도 논의됐다. 이 대표는 "밸류업 정책이 실시된 이후, 투자자가 기업에 방안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두산밥캣이 치열하게 고민해 방안을 내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얼라인 측은 두산밥캣의 지분 1%를 확보한 이후, 두산밥캣에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재추진 금지, 특별 배당을 요구하는 등 주주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얼라인은 스캇성철박 대표 등 두산밥캣 이사진을 상대로 위법행위 유지청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얼라인은 두산밥캣 감사위원회에 포괄적주식교환에 대한 결의가 이뤄지기 전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는지, 결의시 공정성 요건이 충족됐는지 여부 등을 조사해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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