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시행하는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이 문을 열기도 전에 삐걱대고 있습니다.
기업 간 경쟁을 통해 경제성 있는 청정수소를 도입한다는 취지였지만 사업성이 떨어져 민간 기업들이 대거 불참했습니다. 강미선 기자입니다.
<기자>
세계 최초 청정수소 발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가 오는 22일 발표됩니다.
이번 입찰 물량은 총 6,500GWh(킬로와트시)로, 약 740만 명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입니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15년간 수소로 생산한 전력을 공급하게 됩니다.
평가를 좌우하는 최대 요소는 입찰가격입니다.
기업들 간의 비용 경쟁을 통해 경제성 있는 가격으로 청정수소를 조달하는 게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CHPS) 도입의 취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민간 기업들의 참여가 절실했지만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입찰에는 중부, 남부, 남동, 동서발전 등 4개 발전 공기업이 참여했습니다.
민간 기업 중에는 중부발전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SK이노베이션 E&S가 유일합니다.
[SK이노베이션 E&S 관계자: 저희는 보령에서 블루수소(이산화탄소를 포집·제거한 청정수소) 만들어 연료도 만들고 그 다음에 발전소를 세워서 그걸 전기로 만들 예정입니다.]
참가여부를 저울질한 한화임팩트와 두산퓨얼셀은 최종적으로 불참했습니다.
민간 기업들이 참여를 주저한 주요 요인은 높은 청정수소 가격과 부족한 인프라로 인한 경제적 부담 때문인데, 차라리 입찰을 따낸 발전공기업들로부터 일감을 받아 가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승훈/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입찰 시장 직접 참여는) 수익성이 떨어지니까 은행권에서 PF대출을 못 받는 겁니다. (보조금을) 150원 정도 킬로와트시당 주는 꼴인데 암모니아 수입해 혼소하는 비용이 더 나올 수 있습니다.]
정부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따라 수소혼소 발전을 도입해 2030년까지 13TWh(테라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수소생태계 확장을 이끌 핵심 사업인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 이대로라면 목표 달성이 힘들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영상편집:권슬기, CG: 정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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