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렉라자를 만드는 기업은 누가될 것이냐" 라는 질문에 이 기업을 거론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바로 국내 항체약물접합체 ADC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가켐바이오입니다.
최신 개발현황, 바이오 분야 출입하는 이서후 기자와 업데이트 해봅니다.
이 기자, 얀센에 이어서 얼마전 일본 오노공업과도 1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기업 아닙니까. 어떤 점이 경쟁력인가요?
<기자>
차세대 모달리티인 ADC(항체약물접합체)는 기존 화학치료제의 항암 효과와 표적치료제의 선별적 타깃 능력을 합친 개념입니다.
리가켐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여기서 약물과 접합체를 조합하는 자체 플랫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알테오젠이 SC제형변경 플랫폼으로 머크의 키트루다를 피하주사제형으로 새롭게 만들었던 것처럼,
리가켐바이오도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을 계속 개발할 수 있어 빅파마들이 러브콜을 보내는 겁니다.
특히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건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이 17억 달러를 주고 계약한 리가켐의 파이프라인 'LCB84'입니다.
LCB84는 고형암에서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인 'TROP2'를 타깃하는 ADC 신약인데요.
폐암 신약 기대주였던 '트로델비'와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이 임상에서 폐 독성 등 부작용이 문제가 된 반면
LCB84는 독성이 현저하게 적어 '베스트 인 클래스' 신약 유력후보로 부상했습니다.
리가켐바이오 연구소장 인터뷰 먼저 듣고 오겠습니다.
[정철웅 /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장: 저희 링커-컨쥬게이션 플랫폼은 캔서셀(암 세포)에서는 굉장히 잘 끊어져서 효능을 잘 내지만 혈중에서는 안전한 그런 안정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독성이 없는 새로운 ADC로 확실한 데이터를 쌓는다면, EGFR 양성 또는 EGFR 변이가 있는 폐암에서 '베스트 인 클래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얀센은 FDA 승인을 받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병용투여할 ADC 신약으로 LCB84를 선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내년 상반기 LCB84의 글로벌 임상 1상 데이터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당 결과에 따라 얀센이 리가켐에 계약금을 더 내고 단독개발 옵션을 행사할지 결정되기 때문에 주목할 부분입니다.
<앵커>
LCB14라는 파이프라인도 기대를 받는다구요.
ADC 매출 1위 엔허투의 대항마라면서요?
<기자>
아스트라제네카가 ADC 신약으로 내놓은 엔허투는 지난해 약 3조4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유방암 치료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진행된 임상3상에서 리가켐바이오의 LCB14가 엔허투보다 내성이 덜하고, 부작용은 적은 것으로 나타난거죠.
LCB14의 중국 제외 전세계 권리를 사들인 익수다는 연내 임상1A상을 종료하고 빅파마와 서브 기술이전을 체결한다고 밝혔는데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가장 유력한 상대로 꼽힙니다.
원래 유방암 치료제의 강자는 로슈였는데 자사의 ADC 신약 '캐싸일라'가 엔허투와 비교임상에서 모든 지표에서 뒤쳐졌거든요.
엔서투에 맞서기 위해선 가능성 있는 ADC 신약의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 로슈에겐 LCB14가 실질적인 선택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리가켐바이오는 "로슈를 비롯한 다수 글로벌 빅파마들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듣고 오겠습니다.
[정철웅 /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장: (LCB14는)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임상 1상 결과가 엔허투의 임상 1상 결과의 효능과 거의 동등한 수준인데 안전성 측면에서는 훨씬 더 좋은 프로파일인 것으로 지난 ASCO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발표됐구요. 파이프라인 상으로 보면 로슈가 저희를 접촉 안 할 이유가 없는거죠.]
LCB14는 리가켐바이오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먼저 상용화 절차에 돌입할 예정인데요.
중국 파트너사인 포순제약은 내년 상반기 현지에서 LCB14를 유방암 3차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앵커>
로슈와의 새로운 계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군요.
그리고 지난달 일본 오노약품과의 기술이전이 전임상 단계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하는데, 이건 무엇 때문입니까?
<기자>
리가켐바이오의 'LCB97'은 동물실험 단계에서부터 기술이전된 이례적인 사례입니다.
임상에 진입하기도 전에 오노약품이 계약금만 약 1조원을 내고 이전받았다는 건 그만큼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LCB97은 업계 최초로 'L1CAM'이라는 단백질을 타깃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 후보로 꼽히는데요.
폐암, 췌장암, 난소암, 대장암 등 미충족 수요가 많은 고형암 시장을 노린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높게 평가됩니다.
여기에 최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도 오노약품으로부터 추가 수령하면서 시장에서의 기대감은 확신으로 바뀌어가는 추세구요.
특히 오노약품은 이번 계약 당시 신약 뿐 아니라 앞서 말씀드린 리가켐바이오의 자체개발 ADC 플랫폼까지 함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ADC 기술이 리가켐의 콘쥬올 플랫폼으로 알려지는데,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데다 특허가 등록됐기 때문에 오랜 기간 경쟁사와 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ADC는 수요 대비 공급이 현저히 적은 시장이기 때문에 리가켐이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리가켐바이오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기술이전 등 문의는 늘고 있지만 급할 것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제안을 살펴보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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