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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9만9,800달러…식지 않은 트럼프 트레이드 [글로벌 마켓 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4-11-23 08:09  



미국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엔비디아가 주요 기술주 가운데 큰 낙폭을 보였지만, 금융, 제조, 소형주로 순환매가 나타나며 다우존스 지수를 최고가로 밀어올렸다. 현지시간 2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63포인트, 0.35% 오른 5,969.34, 나스닥은 31.23포인트, 0.16% 상승한 1만 9,003.65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26.16포인트, 0.97% 뛴 4만 4,296.5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역시 1.8% 상승한 2,406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40분(현지시각) 코인베이스 거래 가격 기준 사상 최고가인 9만 9,800달러선을 돌파했다. 트럼프 당선인을 비롯해 친암호화폐 정책과 전날 게리 겐슬러 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사임 의사로 인해 가격에 탄력을 받았다. 주춤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1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33만 1천개의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편입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6.1% 하루 만에 강세로 돌아섰다.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7.65%), 코인베이스(3.19%), 로빈후드(4.45%) 등 암호화폐 채굴, 거래 관련주가 전반적인 강세를 보였다. 주요 경제 지표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가치도 뛰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측정한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5% 올라 107.51을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는 같은날 나온 경제 지표 약세 여파로 달러 대비 0.5% 약세를 보였고, 일본 엔화도 155엔에 다시 근접했다.

S&P글로벌이 집계한 11월 구매관리자지수에서 미국은 제조업, 서비스업 모두 강한 회복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PMI는 지난 10월 55에서 57선으로 2년 8개월 마에 최대 확장세를 보였고, 다소 부진했떤 제조업도 전월 48.5에서 48.8로 4개월째 소폭 상승을 기록했다. 주요 기업 구매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업황에 대한 설문을 종합한 구매관리자지수는 50선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위축을 의미한다. 크리스 윌리엄슨 S&P글로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 지수가 약 2년 반 만에 최고”라며 “금리 인하와 차기 정부의 친기업적인 정책에 대한 기대로 낙관적 답변이 늘었다”고 밝혔다.



캐피탈 그룹의 자레드 프란츠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전통적인 사이클일 초기-중기-후기-침체의 사이클을 벗어났다”며 “후기에서 다시 중기 국면으로 역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배우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언급하며 시간을 거슬로 올라가는 경제 국면을 “벤자민 버튼의 효과”라고 비유했다. 프란츠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고,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점, 비용 압력을 완화되는 현상이 모두 중기 사이클을 상징한다”며 “내년 미국의 GDP는 연 2.5~3.0% 성장하고, 감세 정책이 이뤄지면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시간대에서 일반 미국인을 상대로 매월 집계한 소비자 신뢰지수에서도 11월 최종 집계는 71.8로 10월 70.5을 웃돌았다. 향후 6개월 경기에 대한 기대 지수도 10월 74.1에서 76.9로 올라섰다. 조앤 슈 미시간대 설문 조사책임은 “대선 이후 다소 둔화하긴 했지만, 4개월 연속 소비자신뢰지수가 소폭 상승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미시간대 집계 대상자들을 지지 정당을 기준으로 볼 때 민주당 지지자들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하락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전년대비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등 대선 결과가 최종 수치 둔화의 배경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대표적 낙관론자로 여겨지는 톰 리 펀드스트랫 창업자 겸 리서치책임이 ‘추수감사절(Thanksgiving) 랠리가 온다’며 S&P500 지수의 단기 목표를 6,100선으로 전망했다. 그는 4가지 요인을 강세의 배경으로 꼽았는데, 첫째 현재 추측 보도가 난무하는 차기 재무장관 후보가 지명될 경우 트럼프 정책에 대한 명확성으로 인해 이른바 ‘트럼프 풋’으로 불리는 상승장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둘째 연준의 금리인하 국면으로 인한 ‘파월 풋’, 셋째 엔비디아 실적 이후 인공지능의 수요 강세가 재확인 된 점, 마지막으로 기술적으로 시장이 더 내리기 어려운 지지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톰 리 창업자는 고점의 일반적 징후와 비교할 때 개인 투자자들의 낙관론 비율과 신용거래 규모 등은 “과열 구간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검색 사업자인 구글은 이날도 반독점 소송 등 견제가 이어졌다. 영국 경쟁시장청(CMA)는 디지털 시장경쟁과 소비자법(DMCC)에 따라 구글의 검색 엔진이 다른 브라우저의 경쟁을 방해한다며 내달 13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3월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미 법무부가 밝힌 크롬 브라우저 강제 매각, 안드로이드의 잠적적 매각 대상 선정, 앤트로픽 등에 대한 투자 무산 등 여러 위기로 인해 연일 주가가 하락 중이다. 전날 4.5% 넘게 하락한 구글은 이날도 1.58% 내려 최근 한 달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또한 이런 구글의 핵심 사업을 겨냥한 경쟁사 오픈AI의 새로운 브라우저 개발 소식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샘 올트먼의 오픈AI는 ‘NL Web’으로 불리는 자연어 검색 모델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그 잡지 등을 발행하는 콘테나스트,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인 레드핀, 이벤트 중개업체 이벤트브라이트, 여행 상품을 연계한 프라이스라인 등을 통해 검색 포탈 시장에 들어설 전망이다.

아마존은 앤트로픽과 인공지능 협력을 위해 40억 달러, 총 80억 달러로 투자 규모를 늘렸다. 앤트로픽의 AI 모델인 클로드의 개발 모델과 AI 에이전트는 아마존과 AWS 고객사에 가장 먼저 제공해 수익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는 로비단체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는 기대로 각각 3.5%, 5.12%씩 올랐다. 의류업체 갭(GAP)은 전날 3분기 매출액 38억 달러, 동일매장 1% 성장, 연간 매출 성장률을 1.5~2%로 상향 조정해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에버코어ISI는 전체 의류산업 매출액이 1.5% 감소한 가운데 견조한 성장을 보였고, 늦가을 이상 고온으로 인해 주력 브랜드 올드 네이비 매출이 평이한 것을 감안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갭의 실적 성장을 이끌어온 리처드 딕슨 최고경영자는 “홀리데이 시즌 시작이 순조롭다”고 밝혔다. 갭 주가는 이날 12.8% 강세를 보였다.

11월 마지막 주인 다음 주는 트럼프 차기 정부 재무장관 인선 결과과 물가 지표가 시장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3분기 실적 시즌이 막바지를 향하는 가운데 베스트바이와 미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가 26일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다. 27일 수요일에는 3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 두 번째 발표인 잠정치가 나온다. 또한 연준(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10월 집계 내역이 공개된다. 주 후반인 28일은 추수감사절(Thanksgiving)로 휴장하고, 하루 뒤 29일도 연휴로 인해 오전 장만 거래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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