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10% 줄면 국민소득·기업가치 오른다"

입력 2024-11-24 11:29   수정 2024-11-24 12:34



상속세 부담이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국민소득과 기업가치가 동시에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4일 지인엽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의뢰한 '상속세의 경제효과에 대한 실증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의 1965∼2022년 58년간의 경제 지표 데이터를 분석, 독립변수인 상속세수(상속세를 징수해 얻는 정부의 수입)와 종속변수인 1인당 국내총생산(GDP) 및 시가총액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상속세수가 10% 감소하면 장기적으로 1인당 GDP가 0.6%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협 관계자는 "경제학적으로 '장기적'에 통일된 기준은 없지만, 짧아도 1년을 넘는 오랜 시간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상속세수가 올해 감소한다고 내년에 바로 GDP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 수 년 뒤에는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상속세수가 10% 감소하면 증시 시가총액은 장기적으로 6.4%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경협은 "높은 상속세는 자원의 효율적인 이전을 저해해 경제 주체인 국민과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이는 곧 소비·투자의 위축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나아가 상속세를 폐지한 캐나다, 호주, 스웨덴 등의 국가와 이를 유지한 미국, 영국, 핀란드 등의 데이터를 비교해 상속세가 소득 불평등 정도(지니계수)에 미치는 효과를 추정했다. 그 결과 상속세 폐지가 소득 불평등 개선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한경협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OECD 38개국 중 최고세율 2위(최대주주 할증 과세 시 1위)인 상속세율의 인하가 가장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2000년 이후 24년간 그대로인 과세체계를 글로벌 추세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상속세 과세방식을 유산세(재산총액 기준)에서 유산취득세(개별 상속인이 실제 받는 재산 기준)로 바꾸고, 10년 이상 운영한 기업의 가업상속을 지원하기 위해 상속재산 일부를 과세 가액에서 공제해주는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상속세 부담 완화가 경제와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실증적 결과가 상속세제 개편의 당위성을 뒷받침한다"며 "해묵은 세제 개편으로 우리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 완화와 경제·증시 활력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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