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기업집단의 지난해 내부 거래금액이 3년 만에 감소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올해 지정된 88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32.5%, 금액은 704조 4천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8%(277조 9천억 원), 국외 비중은 19.7%(426조 5천억 원)로 파악됐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신세계, CJ)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194조 8천억 원이었다. 이전해 196조 4천억 원과 비교하면 1조 6천억 원 줄어들었다.
2020년 이후 3년 만에 감소했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14.5%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전체 12.8% 보다 1.7%포인트(p) 높았다. 이전해와 비교하면 0.6%p 늘어난 수치다.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한 기업집단은 한화(1.8%p), 롯데(1.7%p), 삼성(1.3%p) 순이었다. 국내외 계열사를 합쳐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65.0%)으로, 의약품 생산·유통의 수직 계열화 구조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5년간 내부 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현대자동차(2.0%p)였다. 10대 기업 중 유일했는데, 글로벌 완성차 판매 시장이 호조를 띠면서 수출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계열사들의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흐름도 이어졌다. 지난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0%였다.
지분율 30% 이상은 14.6%, 50% 이상은 17.1%, 100%는 26.0%까지 늘어났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1.9%, 30% 이상은 23.5%, 50% 이상은 29.0%, 100%는 24.0%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 새로 지정된 7개 공시대상기업집단(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하이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의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6.0%, 내부거래 금액은 1조 9천억 원이었다. 내부거래 비중은 하이브가 33.9%로 가장 높았고, 금액 역시 하이브가 7천억 원으로 가장 컸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크다는 것만으로 부당 내부거래 소지가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총수 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양의 상관관계가 지속되고 있어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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