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내부거래, 3년 만에 감소…비중은 늘어

박승완 기자

입력 2024-11-26 16:08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국내 10대 기업집단의 지난해 내부 거래금액이 3년 만에 감소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올해 지정된 88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32.5%, 금액은 704조 4천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8%(277조 9천억 원), 국외 비중은 19.7%(426조 5천억 원)로 파악됐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신세계, CJ)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194조 8천억 원이었다. 이전해 196조 4천억 원과 비교하면 1조 6천억 원 줄어들었다.

2020년 이후 3년 만에 감소했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14.5%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전체 12.8% 보다 1.7%포인트(p) 높았다. 이전해와 비교하면 0.6%p 늘어난 수치다.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한 기업집단은 한화(1.8%p), 롯데(1.7%p), 삼성(1.3%p) 순이었다. 국내외 계열사를 합쳐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65.0%)으로, 의약품 생산·유통의 수직 계열화 구조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5년간 내부 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현대자동차(2.0%p)였다. 10대 기업 중 유일했는데, 글로벌 완성차 판매 시장이 호조를 띠면서 수출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계열사들의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흐름도 이어졌다. 지난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0%였다.

지분율 30% 이상은 14.6%, 50% 이상은 17.1%, 100%는 26.0%까지 늘어났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1.9%, 30% 이상은 23.5%, 50% 이상은 29.0%, 100%는 24.0%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 새로 지정된 7개 공시대상기업집단(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하이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의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6.0%, 내부거래 금액은 1조 9천억 원이었다. 내부거래 비중은 하이브가 33.9%로 가장 높았고, 금액 역시 하이브가 7천억 원으로 가장 컸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크다는 것만으로 부당 내부거래 소지가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총수 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양의 상관관계가 지속되고 있어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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