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은 0.37%p 상승
"PF·경기 둔화 등으로 리스크 상존"
지난해부터 적자폭이 확대돼왔던 저축은행업계가 올 3분기 첫 반등에 성공했다. 전분기 대비 손실은 줄였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부동산과 경기 회복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8개 저축은행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손익은 3,636억 원 적자로 전분기(3,894억 원)보다 258억 원 손실이 감소했다.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라 올 3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 발생규모가 감소하면서 올 3분기 적자폭을 줄이는데 영향을 줬다고 중앙회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 수신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이자비용이 9,160억 원 가량 감소했지만 여신 축소에 따라 이자수익도 8,826억 원 줄었다.
저축은행의 올 3분기 기준 총자산은 122조 원으로 전분기 대비 1.6% 증가했으며, 여신은 전분기보다 1조 원 감소한 97조 원, 수신은 1조7,000억 원 증가한 102조6,000억 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2,000억 원 증가한 14조6,000억 원이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은 전분기보다 0.18%p 상승한 15.18%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유동성비율과 대손충당금적립률도 135.84%, 114.07%로 법정기준을 상회했다.
다만 업계는 금융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저축은행의 보수적인 영업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앞서 상반기 실적발표에서도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부실자산을 정리하면서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긴축기조 완화에 따른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의 필요성 지속,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거래자 상환능력 등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영업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경영전략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의 2024년 9월말 기준 연체율은 전분기보다 0.37%p 상승한 8.73%를 나타냈다. 가계대출은 4.54%로 전분기보다 0.26%p 하락했으나 기업대출은 13.03%로 전분기보다 1.11%p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7%p 하락한 11.16%로 개선됐다.
부동산 시장 회복의 지연도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신탁사인 무궁화신탁에 가장 높은 수위의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이는 부동산PF 부실에 대한 첫 경영개선명령이다.
이에 따라 신탁사를 시작으로 부동산PF 부실발 리스크가 저축은행업계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달 중 PF대출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저축은행 1~2곳에 대한 적기시정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대형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수익성이나 건전성 안정화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지방 소재 소형 저축은행들은 지표 개선이 더디기 때문이다.
당국이 올 6월 말과 9월 말 기준으로도 경영실태평가를 통해 건전성이 취약한 저축은행을 계속 추리고 있는 만큼,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오를 저축은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치들이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2012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한국 사회에서 적기시정조치가 '무조건 부실 정리'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다"며 "금융당국이 상시로 금융회사를 관리·감독하는 방식 중 하나로 봐달라"고 말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상반기에 저축은행업권이 정리한 개인·개인사업자 연체채권 약 1조6,000억 원 수준 이상으로 상각과 매각을 통해 부실을 정리할 계획"이라며 "부동산PF의 경우에도 연체사업장과 사업진행이 곤란한 사업장에 대해 경·공매와 재구조화를 적극 추진해 경영안정성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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