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창업자 장중머우(모리스 창·93)가 10여년 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 자신의 후임으로 TSMC의 CEO로 와달라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사실을 공개했다.
장 창업자는 최근 출간한 자서전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1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장 창업자는 2013년 자신의 뒤를 이을 후임 CEO를 물색하면서 젠슨 황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자리를 제안했다고 자서전에 적었다. 그는 당시 황 CEO에게 "약 10분에 걸쳐서 내가 가진 TSMC에 대한 깊은 기대를 자세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미 엔비디아 경영에 주력하고 있던 황 CEO는 즉각 "난 이미 일이 있다"며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장 창업자는 몇주 뒤에 다시 제안을 했지만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고 했다.
장 창업자는 자서전에서 "젠슨이 내게 한 대답은 솔직한 것이었다. 그에겐 이미 할 일이 있었다"면서 "그 일은 엔비디아를 11년 뒤인 오늘의 모습으로 성장시키는 것이었다"고 적었다.
두 사람은 오래 전부터 우정이 돈독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간 서로를 공개적으로 칭찬해왔으며, 황 CEO는 엔비디아의 성공에 장 창업자의 공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 창업자는 자서전에서 TSMC가 1998년 엔비디아가 인력난에 시달릴 때 생산 인력 두 명을 보내 도움을 줬으며, 이후 황 CEO는 엔비디아가 제조 파트너를 결정할 때 TSMC가 선정될 수 있도록 힘을 써 보답했다고 적었다.
한편 장 창업자는 1980년대에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 측에 당시 아직 신생 기업이었던 TSMC에 대한 투자를 부탁했으나 거절당한 일화도 밝혔다. 고든 무어 당시 인텔 CEO에게 부탁을 했지만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인텔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은 최신 노트북 반도체 생산을 TSMC에 맡기는 최대 고객사 중 하나가 됐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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