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자동차는 11일(현지시간) 재무총괄(CFO) 스티븐 마(Stephen Ma)를 내년 1월부로 중국 사업 책임자로 발령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닛산이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가운데 나온 대대적인 인사 개편이다.
닛산 아메리카스(Nissan Americas) 회장 제레미 파팽(Jeremie Papin)이 스티븐 마를 대신해 새로운 CFO로 임명된다.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Makoto Uchida)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미국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며 닛산을 재건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달 닛산은 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며,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약 70% 하향 조정했다. 우치다 CEO는 비용 절감을 위해 오는 3월 말 종료되는 현재 회계연도 동안 9,000명의 직원을 감축하고 전 세계 생산 능력을 20% 축소해 26억 달러를 절약할 계획을 밝혔다.
스티븐 마는 지난달 비공개 회의에서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에게 이 구조조정 계획의 실행 방안을 설명한 바 있다. 이번 인사 이동에 따라 그는 1월 1일부터 닛산 중국 사업부 의장직을 맡게 되며, 이는 일부 임원진의 인사 개편의 일환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편, 전 스텔란티스(Stellantis)의 지프(Jeep) CEO이자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Infiniti)의 전 대표였던 크리스티앙 뮈니에(Christian Meunier)가 닛산으로 복귀해 제레미 파팽의 후임으로 아메리카 사업 책임자를 맡는다.
우치다 CEO는 성명을 통해 “이번 역할 변경은 회사가 정상 궤도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경험과 긴급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닛산은 오는 4월 또 한 차례의 경영진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닛케이신문은 일부 이사진이 우치다 CEO의 연임에 반대하며, 그가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경영진 개편은 닛산이 지난 2018년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전 회장의 체포와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Renault)와의 파트너십 해체 이후 계속된 리더십 혼란의 연장선상에 있다.
2019년 사이카와 히로토(Hiroto Saikawa) 전 CEO는 과도한 급여 수령 사실을 인정한 후 사임했으며, 작년에는 아슈와니 굽타(Ashwani Gupta) 전 COO가 회사를 떠났다. 이후 닛산은 우치다 CEO가 굽타 전 COO를 감시했다는 주장에 대해 조사에 나선 바 있다.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엄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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