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주새 36원 뛰었다"…당국 개입에도 더 센게 남았다

입력 2024-12-18 06:28   수정 2024-12-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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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2주일 만에 36원 뛰어 1,44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도 꺾인 투자 심리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18일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17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3.9원 오른 1,438.9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상계엄 선포 전인 3일(주간 거래 종가 1,402.9원)보다 36.0원 올랐다.

17일 야간 거래 초반에는 1,439.8원까지 상승해 1,440원선이 코 앞까지 다가왔다.

환율은 지난 3일 오후까지 1,400원 선 부근에서 등락하다가, 3일 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계엄군이 국회에 투입됐다는 소식에 야간 거래에서 급등해 4일 오전 12시 20분에는 1,442.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1,410원대에서 움직이다가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되자 1,43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14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여전히 1,43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금 완화됐지만, 경제와 시장으로 전이된 충격의 영향은 지속되고 있다"며 "경제와 금융시장이 (계엄 사태)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기저에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당장 다음 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행정부 수반 자리가 공백이라 우리나라가 '트럼프 관세' 위협 등에 잘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리더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내년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서 수석연구위원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섰을 때 적기를 놓치지 않고 정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관한 불안이 남아있다"며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에 재진입하기보다, 자금을 뺀 뒤 시장 상황을 관망해보자는 입장을 보이면서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번 주 미국, 일본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시장 경계심리가 고조되자 원/달러 환율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예상을 웃돈 물가 때문에 향후 미국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고, 물가도 더 내려가지 않고 있어서 시장에서는 내년이나 내후년 연말 목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이는 달러 강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당국 개입의 영향으로 아직 1,450원 선 아래에서 등락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상단을 1,450원 위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통상정책의 윤곽이 드러나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일 경우 환율이 1,450원을 웃돌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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