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 원자재 인사이드 주제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입니다. 그래서 오늘 또 이렇게 케이크를 직접… 그런데 요즘 케이크, 기분 내려고 사기는 사지만 솔직히 비쌉니다. 이번 년도 최고가 케이크는 얼마던가요?
= 신라호텔에서 40만원짜리 트러플 케이크가 출시된 게 제일 비싼 케이크더라고요. 뭐 이외에도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도 35만원 짜리, 워커힐과 시그니엘에서도 20만원짜리 케이크가 나왔다고 합니다. 뭐 이 건 그냥 비현실적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가 평범하게 구매하는 케이크의 평균 가격도 대략 4만원에서 6만원 사이라고 하니, 이것도 사실 선뜻 지갑이 열리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Q. 알겠습니다. 도대체 케이크들이 왜이렇게 날이 갈수록 비싸지는지, 그 이유를 케이크 재료들의 가격 동향을 통해서 한번 알아보죠. 일단 생크림과 빵의 기본이죠? 유제품 가격부터 짚어주시죠.
= 네, 일단 얼마 전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발표한 11월 세계식량가격 지수에 따르면, 유제품 가격이 전월비 0.6% 상승했습니다. 특히, 우유와 분유가 서유럽의 생산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며 가격 상승폭이 가팔랐고요, 우유에서 파생되는 버터 가격도 당연히 크게 올랐습니다. 국제 버터 가격도 14개월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각국이 지금 버터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들이 꽤 보였습니다. 우크라이나 같은 경우도 자국의 이른바 ‘버터플레이션’이 심각해지자 내수 물량이 부족해져 수입을 시작했고요, 폴란드도 5월 대선을 앞두고 유제품 가격의 안정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버터 비축량 약 1,000톤을 방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원유 비축량 방출도 아니고, 버터 비축량이라니… 신기했습니다. 독일도 크리스마스 맞이 버터 수요가 급증 중이라, 해결책을 강구 중이라고 하고요, 러시아도 버터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진 가운데 절도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르메니아의 버터 가격도 전년비 41%나 뛰며, 수급 불균형에 대한 조치가 빠르게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이고요, 오랜 기간 관세의 굴레에 얽혀 있는 캐나다와 영국도 여전히 유제품을 놓고 줄다리기 중입니다. 캐나다가 영국의 버터에 대한 관세를 무려 245%로 책정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유럽산 버터 시장 전체가 긴장 중입니다. 오늘 준비해 온 케이크도 치즈 케이크인데요, 역시나 유제품 가격 상승으로 국제 치즈 가격도 현재 한달래 최고치 지키고 있습니다.
Q. 벌써 숨이 막힙니다. (하하) 다음은… 밀가루네요? 밀가루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 네, 일단 국내 밀가루 가격이, 러우 전쟁의 여파로, 작년에 이미 한번 다같이 인상됐습니다. 당시 경제부가 나서서 밀가루로 만드는 대표제품인 라면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등, 한차례 파장을 경험했는데,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고 난 이후 고관세가 실제로 이행된다면 밀가루의 원재료 중 하나인 원맥의 수입가가 높아지게 되기 때문에, 제분업계의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Q.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계란 볼까요?
= 계란 가격도 엄청 올랐습니다. CNN은 미국의 평균 계란 가격이 1년간 37.5%나 상승했다고 전했는데요, 11월 계란 판매가만 해도 8.2%를 넘어가고요, 월간 상승폭 기준 20년래 최고치입니다. CNBC도 미국의 계란값이 이번 겨울, 팬데믹 이후 2년래 최고치가 될 것이라고 했고요, 지난 4년간 계란 가격이 81% 상승했다고 집계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조류독감의 확산입니다. 미국의 상업용 산란계는 올해 총 3,300만 마리가 처분됐다고 하는데요, 이중 절반 가까이인 1,500만 마리가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최근 두달 내에 처분됐습니다. CNBC는 여기에 더해 연말 제과 수요까지 급증하며, 미국 내 계란값이 추가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요, 이러한 계란 가격의 상승세는 2025년 말까지, 적어도 1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Q. 일단 지금 케이크 중에 시트 만들고 생크림 바르는 데까지만 해도… 너무 비쌉니다. 이번에는 데코레이션 쪽으로 가 볼게요. 초콜릿 가격도 요즘 거의 역대급 아닙니까? 거의 매일 원자재 시황 때마다 보면 코코아 가격이 쭉쭉 오르더라고요.
= 코코아 선물이 거의 근 몇주간 거의 매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톤당 12,000달러를 웃돌며 지난 3일째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중인데요,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톤당 6,000달러 선이었으니까요, 두달간 2배 넘게 오른 거고요, 연초 대비해서는 130% 넘게 폭등했습니다. 이유는 거의 하나로 귀결됩니다.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작황 부진, 그러니까 서아프리카 일대의 가뭄이라든지, 엘니뇨라든지, 결국 기후문제입니다. 그나마 에콰도르와 브라질에서 코코아 묘목을 심고 있기는 한데, 나무를 다 키우는 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쉽지는 않습니다. 허쉬나 몬델레즈, 크래프트 하인즈 등의 주가도 최근 급락하는 등, 초콜릿 제조업체들에게도 직격탄을 입히고 있는데요, 반대로 독일의 ‘플래닛A 푸드’처럼, 이른바 ‘코코아 프리’, 그러니까 발효 공정의 특수성 등을 통해 코코아가 없는 초콜릿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Q.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딸기입니다. 딸기 가격은 좀 어떻습니까?
= 국내 딸기 출하 시기가 지연됨에 따라 딸기 가격도 100g당 2,851원으로, 전년비 25% 상승했습니다. 이례적인 고온 현상으로, 초기 딸기 물량이 줄었기 때문인데요, 상황이 조금은 나아지나 했더니 지난달 갑자기 찾아온 폭설로 또 일부 딸기 농가들이 피해를 입으며 다시 한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마스를 맞아 딸기 뷔페라든지, 딸기 케이크라든지, 이런 마케팅들이 인기를 끌며, 딸기 수요는 되려 높아졌죠. 다만, 농식품부는 전국의 겨울 딸기가 이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출하되며, 딸기 가격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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