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일시 : 2024년 12월 20일 오후 5시
◆ 진행 : 전민정 기자
◆ 출연 : 김동미 노무법인 미담 대표(노무사)
◇ 전민정 기자 : 안녕하세요. 출근중 전민정 기자입니다. 워라밸, '일과 삶의 균형'은 직장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무제 도입에 대한 요구가 커지며 '장시간 근로'에 대한 근로감독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오늘 출근 중에서는 김동미 노무법인 미담 대표 모시고 근로시간 관리의 A부터 Z까지 알아봅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우선 이 시점에서 정확한 근태 관리, 왜 필요한지 궁금한데요.
◇ 김동미 대표 : 근로시간 관리는 조직 관리에서 '기본'이라고 볼 수가 있어요. 근로기준 법에서는 일단 시간 단위로 하루 8시간, 일주일 40시간으로 한도를 정하고 있고요. 이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적절한 보상, 연장근로 수당, 휴일 근로 수당이라는 표현을 하는데요. 그 수당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근로시간 관리는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용노동부에서도 근로감독을 할 때 과거에는 얼마나 많이 근무를 하느냐를 따져봤다면, 물론 기본적인 과제이긴합니다만 지금은 근로 시간 관리를 하고 있느냐도 중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근태관리가 조금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전민정 기자 : 우리나라는 주 52시간제를 택하고 있잖아요. 말씀하셨다시피 근로시간이 일주일에 40시간은 넘을 수 없고, 그 다음에 연장근무도 12시간 초과하면 안 된다는 건데요. 근로시간 총량에 대해선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근로시간의 범위에 대해서는 헷갈릴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회사에서 하는 교육이나 워크샵, 또 일과 외 회식 등도 근로 시간에 해당되는지요?
◇ 김동미 대표 : 네, 일단 근로시간 개념부터 간단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근로시간은 근로자가 근로 계약서상에 정해진 시간에 대해서 사용자의 지휘
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가 있어요. 쉽게 설명드리면 '나의 노동력을 회사에 맡겨 놨다', '처분 하에 뒀다' 이렇게 생각면 쉬울 것 같아요.
말씀하신 회사 내 교육 등은 회사의 계획 또는 지시 승인에 따라 이뤄졌기 때문에 즉, 나의 노동력이 사용자의 실질적인 지휘와 감독 하에 있다고 볼 수 있어 근로시간이라고 간주할 수 있습니다. 또 많은 직장인들은 "회식도 업무의 연장 아닌가요"라고 생각하시는데, 회식시간은 실제 업무를 하는 시간이 아닐 뿐만 아니라 회식의 목적이 '친목 도모', '결속력 강화'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지휘 감독 하에 있다고 볼 수가 없어 근로 시간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 전민정 기자 : 그러면 또 궁금해지는 게 일을 하다보면 잠시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러 나갈 수 도 있는데요, 이러한 커피·담배 타임도 근로시간에 포함될 수 있는 건가요?
◇ 김동미 대표 : 기본적으로 근로계약 상의 의무 개념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근로계약 상에는 근로 시간 중에는 업무를 해야 하죠. 그런데 "잠깐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러 나가는 건 괜찮지 않아?"라고 여길 수 있는데, 사실 근무시간 중에 주식 거래를 하거나, 쇼핑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건 안되죠.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는 것도 사실 개인 용무예요.
다만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면서 머리도 식힐 수 있다면 업무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10분 내외의 합리적으로 인정되는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간주해도 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전민정 기자 : 근로기준법상 4시간 근무하면 30분 휴게 시간을 줘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담배·커피 타임을 휴게시간에 포함시킬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 김동미 대표 : 먼저 휴게 시간은 사전에 자신이 예측 가능하면서 오로지 본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좀 전에 담배타임 10분은 괜찮다고 하니깐, 딱 10분까지만 가능하다고 오해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휴게시간의 본질을 생각한다면, 담배 타임을 휴게시간에 포함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선 고민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보통 4시간 근무하면 30분 휴게시간 없이 퇴근하는 게 좋지 않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직장인들의 마음은 그렇지만 현행법에서는 휴게시간을 반드시 근로 시간 도중에 부여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래서 4시간 근무하고 바로 퇴근하는 건 아직 현행법상 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 전민정 기자 : 그렇다면 4시간만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도 바로 퇴근하지 않고 회사에서 무조건 30분 휴게 시간을 가져야 된다는 말씀이시죠?
◇ 김동미 대표 : 네, 그렇습니다. 이는 근로시간 제도개혁 과제에서도 언급이 됐던 부분이에요. 직원 입장에서는 중간에 휴게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하면 사업장에서 굳이 4시간 30분을 체류를 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죠. 현실적으로는 4시간 업무를 끝나고 퇴근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관련해 법개정이 빨리 이뤄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전민정 기자 : 올해 4월쯤이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한 대기업에서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의 마우스 움직임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 안 하는지를 판단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근로자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건데요. 회사에서 근태관리 프로그램까지 많이 도입하고 있는 추세인데, IT기술을 활용한 근태관리, 어떤 방안이 합리적일까요?
◇ 김동미 대표 : 이것은 회사가 의사 결정을 내려야 됩니다. 왜냐하면 법적으로 안전하게 갈 것인가, 아니면 유연하게 근로자에게 자율성을 부여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는데요. 전자라면 분 단위로 관리를 하면서 직원이 지정된 장소에 출근 한다고 했을 때 GPS 나 Wi-Fi 에 접속을 했을 때 출퇴근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하면 법적으로 다툼의 여지는 많이 줄어들 수 있죠. 다만 직원의 자율성을 상대적으로 많이 침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율성을 많이 부여 한다라고 하면 구성원의 주도로 근태 관리를 하도록 아니면 근로 시간을 직원이 입력한 시간대로 인정을 하면 됩니다. 또는 회사가 조금 더 관리한다고 하면, 연장근로가 필요 할 때는 사전에 고지를 하거나 사전에 협의하고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이렇게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수 있겠습니다.
◇ 전민정 기자 : 정규 근로 시간 이외에 야간에 일을 할 수도 있고, 휴일에 나와서 일을 할 수도 있는데요. 이럴 때 근로 시간을 어떻게 계산해서 수당을 줘야 하는지도 잘 따져야 하는데요. 헷갈리기 쉬운 근로시간 계산법, 쉽게 설명해주신다면요?
◇ 김동미 대표 : 네,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해서는 가산임금, 통상 시급이라고 하는데요. 그냥 편하게 시급에 50%를 가산해서 지급해야 됩니다. 여기에 야간이나 휴일근무가 중복될 때는 50%를 각각 플러스가산 중복해서 지급합니다. 예컨대 일요일 휴일 근로를 10시간 했다라고 하면 8시간까지는 휴일 근무로써 1.5배, 그러니까 기본 급여에 50% 가산한 1.5배가 되고요. 그 다음 두 시간은 휴일 근무라고 치면 중복 가산 해서 두 배를 지급하는 형태라 보면 되겠습니다.
◇ 전민정 기자 : 만약에 주 중에 하루 연차를 사용하고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근무한 경우는 어떤가요? 휴일 근무니까 연장근로 라고 봐야 하는데, 이때도 수당이 별도로 지급되나요?
◇ 김동미 대표 : 일단 일요일은 방금 말씀드린 방식대로 계산하면 되고요. 토요일은 무급 휴무일이냐, 휴일이냐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휴일이면 일요일 근무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되고, 휴무일일 경우 일주일에 40시간을 넘었는지를 따집니다. 즉 연장근로는 실제 근로를 기준으로 근로시간이 일주일에 40시간을 넘었을 때 연장근로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요.
방금 질문하신 사례의 경우에는 수요일에 연차를 썼기 때문에 토요일 하루를 더 근무 하더라도 일주일의 40시간이 넘지 않죠. 그래서 1.5배가 아니라 1배만 지급을 해도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보통 1.5배, 법적 기준보다 좀 더 많이 주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 전민정 기자 : 토요일과 일요일은 직장인들 에게 다 쉬는 날인데요. 왜 토요일만 휴무일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지는지 다시 한번 설명해주신다면요.
◇ 김동미 대표 : 토요일의 역사에 대해 더 설명을 드리면요. 2004년도에 주6일제에서 주5일제로 근로시간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주 6일제에서는 토요일이 근무일이었죠. 그런데 주 5일이 되면서 토요일이 뜬 거죠 그래서 토요일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는 회사마다 정하기 나름인 것입니다. 회사에서 토요일을 휴일로 정했면 토요일 근무는 휴일 근무로써 일요일 근무와 같고요.
하지만 토요일이 휴무일이라면, 근무일이지만 근무가 편성되지 않은 날이라고 보면됩니다. 따라서 토요일 근무로 인해서 40시간이 넘지 않는다면 연장근로로 보고 50%를 가산하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 전민정 기자 : 최근 저출생 해소와 일생활 균형을 위해서 유연근무제도 많이 도입하고 있는데요. 유연근무제엔 시차출퇴근제, 선택근무제, 재택근무제 등 유형도 다양합니다. 유연근무제를 시행할 때 기업들이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요?
◇ 김동미 대표 : 너무나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의외로 잘 지키지 못 하는 것이 있습니다. 유연 근무제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도 서면 합의 없이 내부지침으로만 유연근무제를 만든다던가, 아니면 직원들의 개별 동의만을 받게 되면 효력이 없어집니다. 이점을 좀 유의해야 할 것 같고요.
◇ 전민정 기자 :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다는 건 사업주가 정하면 된다고 하는데요. 근로자와 반드시 합의를 하거나 취업규칙 등에 반드시 관련 내용을 담아야 하는 건가요?
◇ 김동미 대표 : 유연근무제 마다 조금씩 도입 요건이 다르긴 한데요. 어떤 것은 취업 규칙에서 꼭 정해야 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가 있어야만 도입할 수 있어요.
◇ 전민정 기자 : 유연근무제 얘기가 나온 김에 여쭤보자면요. 중소기업의 경우 인력 부족이나 비용 부담도 문제도 있어 육아휴직을 쓰는 것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많이 활용한다고 하는데요. 이 제도는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라 이에 따라 연차나 수당도 줄어들게 되는지 궁금한데요.
◇ 김동미 대표 : 2024년 10월 22일 법 개정이 된 시점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봐야하는데요. 법 개정 이전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사용했거나 사용하고 있다면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연차도 줄어들어요.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보자면 통상 근로자, 주 40시간 근무하시는 분들은 연차가 1년에 15일 발생 하는데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했다면, 근로 시간이 줄어든 만큼 그의 비례해서 연차도 줄어듭니다.
이땐 시간 단위로 계산을 하는데요. 왜냐하면 통상 근로자의 연차를 시간으로 따져보면 15일 곱하기 하루 8시간 해서 1년에 120시간 발생하는데요.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을 하루 4시간 냈다 라고 하면1년에 60시간 절반 만큼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제 연차 휴가가 정상적으로 발생을 해야 된다라고 법이 바뀌어서 법 개정 이후에 새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이용하는 분들은 내년부터는 정상 연차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전민정 기자 : 지금 연말인데 다 못 쓴 연차 휴가를 임금으로 보상 받느냐, 아니면 어떤 회사들은 이제 사업자와 근로자가 합의를 하면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해서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곳들도 많잖아요. 만약에 보상 휴가를 쓰지 못한 경우 다시 임금으로 지급 받을 수 있는지요?
◇ 김동미 대표 :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했다면 1.5 배의 수당을 지급을 해야 되는데요. 그 수당 지급 대신 근로자와 대표간 서면 합의를 통해 휴가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휴가는 사용기한을 회사에서 사전에 설정하게 돼 있어요. 사전에 설정을 했는데 그 기한까지 쓰지 않았다면 수당을 지급해야 해요.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휴가라고 하니깐 연차 처럼 촉진해서 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 하는 회사들도 있을 수 있는데요. 이때는 보상 휴가가 불가능합니다. 다시 사용 촉진도 불가능하고 사용 기한까지 안 썼다 라고 또 소멸되지 않고요. 따라서 반드시 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전민정 기자 : 마지막으로 최근 근로시간 관련 제도나 트렌드 변화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릴께요.
◇ 김동미 대표 : 일단 근로시간은 법개정이 많이 이뤄지지 않은 분야이기는 합니다. 올해 주 69시간 논란도 있어 사실상 제도 개편이 이뤄졌어야 되는데 막혀 있는 상황이고요. 또 대부분의 제도 개편이 장시간 근로시간 단축에만 집중돼 있는 측면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현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IT기업에서 '완전 자율 출퇴근제;를 선도적으로 시도하는 경우도 많고요. 대기업의 경우 주 4일제를 한다던가 격주 4일제, 4.5일제 아니면 근로시간 40시간을 유지한 채 주 4일제만 근무하는 이런 형태의 주4일제 등 다양한 근무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요. 또 특이한 점은 이러한 시도를 했다가 다시 회사 여건에 따라 원복을 했다 다시 시도했다가 이렇게 유연성을 발휘하는 곳들도 많아졌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유연근무제도를 운영할 때 근로기준법상 도입이나 운영 요건이 까다롭다는 겁니다. 유연근무제가 유연근무제다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빨리 사회적인 대화를 통해 제도개편을 해 나가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전민정 기자 : 근로시간과 관련해 평소 많이 궁금했던 점들이 해소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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