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40원 안팎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거침없이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3∼19일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6억2천296만달러(약 9천30억원)에 이르렀다.
일주일 전(이달 6∼12일)의 순매수 결제액 5억1천590만달러(약 7천480억원)과 비교해 약 21% 증가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비상계엄 사태가 빚은 정치적 불안정성과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하락 우려 등에 오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통상 달러가 고공행진하는 시기에는 미국 주식 매수세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다. 환율이 오른 상태에서 미국 주식을 사면 추후 환율이 내리면 환 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서학개미들의 투자심리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최근 미국 증시 흐름이 워낙 좋다 보니 과거 비교적 저가에 환전을 해둔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더 많이 매수하거나 일부 투자자들은 '포모'(FOMO·뒤처지는 공포)를 느끼며 포지션을 늘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화 자산에 기대가 낮은데다, 추후 달러가 더 강세를 보이더라도 미국 증시는 더 오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의 매매는 이틀 뒤에야 예탁원 통계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 1,450원선을 뚫은 19일 이후 미국 주식 매매 추이는 내주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간접 투자 상품인 해외주식형 펀드로도 국내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20일)을 기준으로 지난 1주일간 해외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3천571억원 늘었다. 같은 시기 국내채권형 펀드에도 4천104억원이 유입됐으나, 국내주식형 설정액은 1천99억원이 줄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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