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에 돌입한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 노사가 오는 2030년까지 독일 내 일자리를 3만5천개 이상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는 독일 직원 12만명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다.
20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사는 강제 정리해고 대신 퇴직 프로그램과 노령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수단을 통해서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은 또 당장 공장을 폐쇄하지 않고 비교적 소규모인 오스나브뤼크·드레스덴 공장을 자율주행센터 등으로 전환하거나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들 두 공장에서는 늦어도 2027년까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 폭스바겐은 독일 내 생산능력이 연간 73만4천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노조 제안을 받아들여 임금을 5% 올리되 인상분을 회사 기금으로 적립해 비용 절감에 쓰기로 했다. 노사는 연간 1천290유로(약 196만원)의 휴가 수당을 줄이고 일부 상여금 항목도 없애기로 합의했다.
폭스바겐 경영진은 자동차 수요 감소에 따라 생산이 과잉된 상태라며 ▲ 독일 공장 10곳 중 최소 3곳 폐쇄 ▲ 그에 따른 인력 감축 ▲ 임금 10% 일괄 삭감 등 비용 절감 방안을 제시하고 노조와 협상했다.
폭스바겐은 노조와 맺은 고용안정 협약을 파기하고 강제해고를 준비했으나 이날 노사 합의에 따라 고용안정 협약을 복원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은 급락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려면 2026년까지 170억유로(약 25조7천억원)의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합의로 회사는 인건비 15억유로(약 2조2천700억원)를 포함해 연간 150억유로(약 22조7천억원) 이상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ARD 방송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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