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제 부진 속에 증권업계 경제전망 전문가들에게 긍정적인 논평을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영 신화통신 계열 매체 중국증권보를 인용해 중국증권협회(SAC)가 지난 18일 회원사에 수석이코노미스트 관리 감독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공지를 보냈으며,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의 이코노미스트 등 전문가들이 논평에 더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증권보와 제일재경 보도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업계기관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자율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통지'에서 각 증권·펀드사에 수석이코노미스트의 평판과 관련해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특히 "수석이코노미스트가 개인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일정 기간 여러 차례 평판 위험 사건을 일으키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 경우 회사는 중징계에서 해고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당과 국가의 국정 방침을 정확히 파악하고, 당과 국가의 노선·방침·정책을 홍보하고 해석하며, 시장의 기대를 합리적으로 인도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수석경제학자의 외부 의견발표에 대해 사전검토를 강화해야 한다"며 수석이코노미스트가 회의 참여 등 외부에 의견을 발표하는 경우 사전에 회사에 보고해 승인받도록 하고 회사는 의견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지를 내린 날부터 20영업일 안에 각 회사에서 제정한 수석이코노미스트 관리 체계와 시행 상황을 협회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중국증권협회는 증권업계 단체이자 자율규제기관으로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감독을 받는다.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징계·해고할 수 있는 '부적절한 언행'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협회나 현지 매체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WSJ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는 일부 지방정부 증권 당국은 최근 증권사에 수석경제학자와 리서치 연구원들의 공개 발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최근 경기 부진으로 중국인들의 불만이 팽배해지자 비판에 대한 정부의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같은 지침이 나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런 지침들 때문에 날카로운 논평을 피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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