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에서 시작되어 경북 북부와 동부로 번진 산불 속에서 주민을 구한 외국인들에게 표창과 체류자격 등 혜택이 주어진다.
정부는 지난달 산불 때 할머니 등 주민들의 대피를 도운 인도네시아 국적 3명에게 이날 특별기여자 체류자격을 부여한다고 6일 영덕군이 밝혔다.
이들은 축산면에서 선원으로 근무 중인 수기안토(31), 디피오 레오(24), 사푸트라 비키 셉타 에카(24)씨다.
수기안토와 레오씨는 지난달 25일 산불이 자신들이 사는 영덕 해안마을인 경정3리까지 번지자 집집마다 찾아가 문을 두드리고 고함을 쳐 주민이 대피하도록 했다.
심지어 거동이 불편한 주민 7명은 업고 뛰어 방파제로 대피시키기도 했다.
두 사람은 평소에도 일을 잘하고 주민과 잘 어울려 주변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푸트라 비키 셉타 에카씨는 산불이 번지자 축산항에서 민간구조대장으로 활동하는 전대헌씨와 함께 레저보트를 타고 경정3리항까지 이동해 고립된 주민을 보트에 태우고 대피시켰다.
에카씨는 불길이 해안까지 번져 위험한 상황이었는데도 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전씨와 함께 마을을 뛰어다니며 주민을 대피시켰다.
이들의 용감한 선행이 알려지자 정부는 한국에서 장기 거주가 가능하고 본국 가족도 초청할 수 있는 F-2비자를 부여하기로 했다.
특별기여자 체류자격은 한국에 특별한 기여를 했거나 공익 증진에 이바지한 외국인에게 주어진다.
전대헌씨는 지난 3일 해양경찰청 산하 법정법인인 한국해양구조협회로부터 '바다의 의인' 표창장을 받았다.
정부는 앞으로도 산불 확산 때 주민 구조에 나선 의인을 선정해 표창할 예정이다.
김광열 군수는 "주민을 구조해 준 이들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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