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에서 농민들이 밭을 보호하려고 쳐놓은 덫에 걸려 왼발을 잃은 새끼 코끼리가 수영으로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촌부리주(州) 파타야에 있는 '농눗 트로피컬 가든'의 동물병원에서 암컷 새끼 코끼리 '맑은 하늘'이 수의사와 돌보미들의 도움을 받아 수영 훈련을 받고 있다.
생후 6개월 된 이 코끼리는 석 달 전 인근 짠타부리주(州)의 농촌 마을에서 농작물 보호를 위해 쳐놓은 덫에 왼쪽 앞발이 걸린 채 발견됐다.
야생 상태에서 어미와도 떨어진 이 코끼리는 덫에 걸려 생긴 상처 때문에 왼쪽 앞발을 절단하면서 잘 걷지 못한다.
동물보호 당국은 이 코끼리가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잘려나간 왼발에 끼울 의족도 만들었으며, 왼쪽 앞다리의 힘을 길러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수영을 통한 재활훈련을 계획했다.
담당 수의사인 파뎃 시리둠롱은 "지금까지 2차례 수영장에서 재활훈련을 받았는데, 아직은 물을 두려워하고 긴장한 듯하다"며 "하지만 코끼리는 물을 좋아하는 만큼 정기적으로 훈련하면 2개월쯤 후에는 다리에 힘이 생길 것"이라고 낙관했다.
태국은 코끼리를 나라의 상징 동물로 귀하게 여겨 이미 오래전에 코끼리 치료를 위한 병원도 설립했다.
그러나 급속한 삼림 개발과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 상아를 노린 불법포획 등으로 야생 코끼리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 현재는 3천700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태국에는 동물원을 비롯한 관광시설 등에서 4천여 마리의 코끼리가 사육되고 있는데, 동물보호단체 등은 이들 시설에서 코끼리 학대가 만연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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