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류 전진기지 인천 '사드 불똥'에 비상…협력사업 차질

입력 2017-01-07 07:00  

중국교류 전진기지 인천 '사드 불똥'에 비상…협력사업 차질

연석회의·공무원 파견 근무제·관광객 유치 등 무산 가능성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중국 교류사업을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추진해 온 인천시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파동' 때문에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작년에 본격 착수한 중국 교류사업 '인-차이나 프로젝트'를 올해 확대 시행해야 하지만 일부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3월 인천 개최 예정이던 제2회 인천시-산둥성 간 실무연석회의는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인천시와 산둥성은 작년 3월 산둥성 지난시에서 1회 연석회의를 열어 물류·무역·관광·문화 등 분야별 협력사업을 논의했지만, 현재까지도 올해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는 오는 3월 행사 개최가 어렵다면 9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산둥성 측과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월미도 치맥 파티'로 유명해진 중국 아오란그룹도 올해 또다시 인천을 방문키로 약속하는 협약을 작년에 인천시와 맺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재방문 일정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오란그룹 임직원 6천 명은 작년 3월 27일 월미도에서 치킨 1천500마리, 맥주캔 4천500개 등으로 '치맥 파티'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인천시 공무원의 톈진시 파견 근무도 작년 6월 중단된 뒤 재개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인천시는 톈진시가 '내부 사정 때문에 파견 근무제를 중단하니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사드 갈등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파견 근무 중단 시점이 사드 배치 문제로 양국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여서 사드 연관성을 전혀 배제할 수도 없다.

중국 현지인을 인천 명예시민으로 위촉하려던 계획 역시 아무 성과를 내지 못한다. 중국인 사이에 확산하는 반한(反韓) 감정이 명예시민 위촉에 일정 부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주한중국문화원이 중국 설인 춘제(春節)를 맞아 설맞이 축제 '환러춘제'를 인천에서 열기로 한 것 정도가 확정된 행사다. 환러춘제 행사는 11일 송도 G 타워, 15일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열릴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지난 5일 논평에서 "사드 문제로 가장 큰 직접적인 손해를 입는 지역은 인천일 것"이라며 "중국 물류 거점 도시로서의 위상이 떨어지면 서울 위성도시로 다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공항과 항만을 갖추고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인천시는 한중수교 체결 시점보다 앞선 1991년에 인천∼웨이하이 국제여객선 항로를 유치하며 양국 교류의 첨병 역할을 했다.

인천시와 웨이하이시는 2015년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지방경제협력 시범도시로 지정돼 더욱 강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 전국 최초로 중국교류와 투자유치 업무를 전담하는 '중국협력담당관' 부서도 신설하며 중국 전진기지로서의 위상을 굳혀 왔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방정부 차원의 우호협력 관계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사드 문제가 양국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는 만큼 추이를 좀 지켜보자는 것이 중국 측 분위기"라며 "기존의 신뢰를 바탕으로 협의를 지속하며 교류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iny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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