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의 아들 자처'…친자 확인 안 돼 배상청구 기각

입력 2017-01-08 09:10   수정 2017-01-08 09:21

'사망자의 아들 자처'…친자 확인 안 돼 배상청구 기각

법원 "교통사고 사망자와 친생자 관계로 보기 어렵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교통사고로 숨진 노인의 친아들임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속인이라고 주장하며 보험회사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은 기각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인천지법 민사21단독 배구민 판사는 A(61) 씨가 모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8일 밝혔다.

A씨가 자신의 어머니라고 주장한 B(사망 당시 79세·여) 씨는 2015년 11월 2일 오후 7시 12분께 경기도 광주의 한 버스정류장 앞 도로를 건너다가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

A 씨는 자신이 "숨진 어머니의 유일한 상속인"이라며 "사고를 일으킨 버스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사는 위자료 등 총 1억3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험사 측은 "가족관계등록부에는 A 씨가 숨진 B 씨가 아닌 다른 2명의 출생자로 돼 있다"며 "A 씨와 B 씨 사이에 친자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어 친자임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돼야 한다"고 맞섰다.

재판부도 A 씨가 아닌 보험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배 판사는 "B 씨는 살아있을 때 A 씨와 매우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모발감식 등을 통한 유전자검사와 같이 최근에는 친생자 관계를 비교적 간편하게 입증할 방법이 있다"며 "그런데도 A 씨는 성인이 된 이후 39년이 지날 때까지 친생자 관계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배 판사는 "법원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 씨와 B 씨가 친생자 관계라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A 씨가 B 씨의 친자임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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