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10억원 쾌척·아리랑 조형물 기증 이어 설 맞아 얼음골사과 2천500상자 구입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이 최근 고향인 경남 밀양에 통 큰 기부와 애정을 쏟아 화제다.
9일 밀양시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밀양지역 특산품인 얼음골 사과 10㎏들이 2천500상자를 한꺼번에 구매했다.
얼음골 사과는 지난해 수확기를 앞두고 태풍과 소비 부진 등으로 지역 재배 농가가 시름에 빠져 있었다.
박 회장이 구매한 얼음골 사과는 모두 1억3천만원 어치로 사과 판매에 어려움을 겪던 농민들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이었다.
박 회장의 사과 구매 소식은 박일호 밀양시장이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출향인사들의 고향 사랑 사례를 언급하면서 밝혀졌다.
밀양 산외면 출신인 박 회장의 고향 챙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밀양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돼 세계 속의 아리랑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하며 '밀양아리랑/TS2G'이란 조형물 건립비 9천만원도 쾌척했다.
조형물은 지난해 9월 개관한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 세워졌다.
특히 박 회장은 지난해 5월 밀양에서 열린 밀양아리랑대축제 출향인의 행사 때 후학들과 고향 발전을 위해 장학금 10억원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출향인사들은 박 회장의 통 큰 즉석 장학금 기부 선언에 깜짝 놀랐다.
10억원은 2주 후 한꺼번에 밀양시민장학재단에 입금됐다.
이 재단으로 들어온 장학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이었다.
그는 전국 밀양향우연합회 고문을 맡고 있다.
박 시장은 "박 회장이 어려운 지역 후학을 위해 거액의 장학금을 내놓고 농산물까지 대량 구매해 출향인사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고 감사했다.
태광실업 측은 "장학금 기부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약속한 것이어서 즉시 이행한 것이며 얼음골 사과를 산 것도 설을 앞둔 임직원 등에게 선물하려고 구매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연차 게이트'로 한 때 정·관계를 뒤흔들었던 박 회장은 2014년 2월 5일에 2년 6월의 형기를 모두 채우고 출소해 한동안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부터는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둔 태광실업과 베트남 사업장 등을 오가며 기업활동을 재개하고 지역 외부 행사 등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12일에는 자신이 소유한 김해 골프장에서 일부 지인들만 따로 초청해 아들 결혼식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23만 달러를 줬다는 의혹을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면서 다시 외부 노출을 꺼리고 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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