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작년 겨울 470명에서 올해는 150명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간의 신경전이 가열되며 한국을 찾는 중국 유학생이 급감하고 있다. 사드 불똥이 대학가로도 튀고 있는 것이다.
8일 전북대에 따르면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올겨울 '한국문화체험 단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15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470명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중국 학생은 2013년 겨울 140명, 2014년 277명 등으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는데 추세가 완전히 꺾인 것이다.
우석대를 비롯한 도내 다른 대학들이 중국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겨울 프로그램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가에서는 '사드 갈등'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한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유학생 규제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실제 중국은 이미 한류 연예인 방송 출연을 금지한 금한령(禁韓令)에 이어 단체 관광객 규제를 염두에 둔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등의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대학과 여행사 등에 한국 유학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양국의 갈등에 불안을 느낀 학부모들이 학생들에게 귀국을 종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대학들은 단기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 감소가 장기적으로 정규 유학생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부족한 정원을 유학생으로 채우는 대학이 많은 만큼 유학생 감소가 현실화하면 재정 등에 큰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전북대 관계자는 "단기 프로그램은 정식으로 유학을 오는 학생을 유치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며 "사드 갈등이 장기화하면 중국 유학생의 대폭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은 중국 유학생이 빠져나가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 유학생을 대신해 동남아나 중앙아시아의 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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