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주재 北대표, 유엔 사무총장에 보낸 서한 통해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마감 단계'라고 밝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유엔 헌장에 명시된 합법적인 권리의 행사"라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유엔 주재 북한 상임대표(자성남 주 유엔 대사)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6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서한은 "우리의 수소탄(수소폭탄) 시험, 핵탄두 폭발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을 비롯한 각이(各異)한 공격수단들의 시험발사는 적대세력들이 조선(북한)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경우 그 도발의 본거지들을 쓸어버릴 수 있는 억제력을 갖추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며 "유엔 헌장에 명시된 합법적인 권리의 행사"라고 밝혔다.
서한은 "우리의 문전 앞에서 연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 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은 비상히 강화될 것"이라고도 공언했다.
북한이 유엔에 보낸 서한에서 김정은이 최근 신년사에서 언급한 ICBM 시험발사를 정당화한 것은 향후 실제로 시험발사에 나설 때를 대비한 명분 축적용으로 분석된다.
북한 측의 서한은 유엔 사무국이 최근 북한의 요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근거를 밝힌 데 대한 재반박이다.
북한 측은 지난해 5월과 12월 전임 사무총장(반기문 전 총장)에게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 결의의 '법률적 근거'를 밝히라고 요구했고,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은 반 전 총장의 위임을 받아 답신을 보냈다.
통신은 "유엔 사무국 측이 우리의 질문에는 일언반구 없이 유엔 헌장 7장 39조에 대해서만 언급한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혀 유엔 측이 헌장 39조를 들어 대북제재 근거를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헌장 39조는 "안보리는 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의 파괴 또는 침략 행위의 존재를 결정하고,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거나 이를 회복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를 결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북한 측 서한은 헌장 39조는 핵실험이나 자신들이 주장하는 '위성' 발사와 관련이 없다며 "(안보리 제재는) 현대 문명을 파괴할 뿐 아니라 세상을 중세기적인 암흑세계로 되돌리려는 반인륜, 반문명 행위"라고 강변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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