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홍국기 기자 =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전 공사는 2012년 7월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숙청된 배경에 대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이 도청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8일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서울 연합뉴스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에선 직급이 올라가면 좀 더 풍요롭게 살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속박된다"며 "리영호도 도청에 걸려서 죽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은 갓 집권했을 때는 개혁·개방을 하자는 말을 많이 했다"며 "리영호가 김정은이 없는 자리에서 '장군님(김정일)은 개혁·개방을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몰라서 안 했겠느냐고 말한 것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팩트로 확인된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북한은 리영호와 현영철을 처형한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 정보당국은 김정은이 2012년 7월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할 목적으로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전격 해임했다고 밝혔다.
리영호는 2010년 9월 제3차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고, 하루 앞서 대장에서 차수로 전격 진급해 김정은 시대 군부 실세라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의 해임은 김 제1위원장의 군 통제 강화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로 전해졌다.
리 참모장이 해임된 해 11월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북한 노동당이 리영호를 '반당(反黨)·반혁명분자'로 규정했다고 보도했지만, 중국 국영 CCTV 리영호가 숙청됐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전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간부들을 숙청하는 '공포통치'의 첫 희생양이었던 리영호의 숙청과 해임에 대한 해외 유수 언론 보도도 이처럼 상반된 행보를 보일 정도로 오락가락했다.
그간 리영호가 처형됐다는 언론 보도는 나온 적이 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고위급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전 공사의 발언으로 리영호 처형설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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