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경륜 내세운 박지원 1강 체제에 다른 후보들 변화·쇄신 강조
(전주=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국민의당이 7일 '텃밭'인 호남에서 이틀째 당권 레이스를 이어 갔다.
국민의당은 전체 지역구 국회의원 25명 중 23명이 광주·전라 지역구이고 호남 지역 당원의 비율은 전체의 55%에 달한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에 출마한 문병호·손금주·황주홍·김영환·박지원(기호순) 등 후보 5명 중에서도 손·황·박 후보는 고향과 지역구가 모두 호남이고, 문 후보는 수도권 지역구에서 재선을 지냈지만 고향은 전남 영암이다. 김 후보는 충청 출신이다.
이에 당권 주자들은 이날 호남지역 시도당 개편대회와 함께 열린 합동 연설회를 사실상의 승부처로 인식하고 표심 호소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높은 인지도와 경륜을 바탕으로 '대세론'을 펴고 있는 박지원 후보에 맞서 다른 후보들이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인적 쇄신을 강조하면서 '박지원 대 비(非) 박지원'의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전 전주교대에서 열린 전북도당 개편대회에서 유세에 나선 문 후보는 "당 간판과 체질을 확실히 바꿔서 새 정치를 높이 세우면 집권할 수 있다"며 "안철수 전 대표도 새 정치의 깃발을 더 세워야지 헌 정치에 기대고 얹혀서 대선에서 이길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후보는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는 정당에 국민이 지지를 줄 리가 없다"며 "국민의당을 젊고 신선한 새로운 당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황 후보는 "새롭게 쇄신해서 새 지도부와 새 얼굴, 새 진용을 갖출 때 위기는 가까스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현 단계에서 국민의당의 최고의 선(善)은 당권 교체다. 당권 교체 없이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대로 가면 솔직히 비대위원장을 8개월씩이나 하신 박지원 위원장을 당할 수가 없다"면서 전대 불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의원을 언급하며 "박지원 위원장이 정동영 의원같이 선당후사하면 우리당이 살 것 같다"며 양보를 촉구했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저는 김대중·노무현도 당선시켜본 이기는 당 대표"라며 "박근혜 정부에는 총 한 번 쏘지 않고 '당이 망한다, 위기다'라고 하면 누가 우리에게 표를 주겠나"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또 "탄핵도 개헌도 주판알 굴리면서 눈치를 본 무책임한 정당,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에게 우리 호남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그렇다고 반성하지 않는 과거 새누리당 세력과 손을 잡는, 호남의 가치를 무시하는 연대·연합도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이 전북도당 개편대회는 토요일에 개최된 데다 당세도 강한 곳이다 보니 전날 부산·경남(PK) 지역 대회 때보다 훨씬 많은 1천여명의 인파가 몰려 저마다 지지후보를 연호하는 등 전대 분위기를 달궜다.
국민의당은 오후에는 전남 보성 다향체육관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각각 전남도당과 광주시당 개편대회를 개최한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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