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한국과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속에 방중했던 야당 의원단이 중국 외교부 싱크탱크에 대대적으로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방중했던 야당 초선의원들은 중국 싱크탱크의 새해 달력 모델로 이용되면서 '사드 반대 의견을 가진 의원들'로 묘사됐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이들 의원의 방중을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7일 중국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은 지난 5일 홈페이지에 롱잉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이 한국 국회의원을 회견했다'는 제하의 소식을 통해 좌담회 사진 등을 크게 게재했다.
국제문제연구원 홈페이지는 "지난 5일 롱잉 부원장이 송영길 의원이 이끄는 한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을 만났으며 양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아시아 태평양 정책 방향, 한반도 정세, 사드 문제 속 한·중 교류 심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면서 "이 자리에는 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을 포함해 외교학원, 사회과학연구원, 현대연구원 등 전문가들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외교학원, 사회과학원은 중국의 외교 정책 근간을 만드는 핵심 싱크탱크들로 중국 정부의 사드 배치 반대 논리를 만들고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중국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왔던 기관이다.
야당 의원단과 좌담회에 이들 기관의 전문가가 총출동했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 반대와 관련해 야당 의원단 방중에 각별히 신경을 썼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좌담회에서 롱잉 부원장과 왕준셩 사회과학연구원 연구원 등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세 번이나 반대했기 때문에 중국의 사드 반대 입장은 절대 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우리나라 야당의원단은 사드 문제로 양국 관계가 경색되면 안 되며 중국이 사드 보복 조치를 푸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논의하자는 의견을 제기했다.
아울러 한국의 사드 배치 발표 한 달여 만에 방중해 논란을 일으켰던 야당 초선의원들은 중국의 또 다른 싱크탱크 판구(盤古)연구소 새해 달력 모델로 등장했다.
판구연구소는 올해 달력의 8월에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방중 사진을 싣고 사진 설명에 "2016년 8월 9일 사드 배치 반대 의견을 가진 한국 야당의원 6명이 중국에 방문해 판구연구소의 전문가들과 비공개 좌담회를 했다"고 썼다.
당시 좌담회에서 중국의 전문가들은 야당의원들에게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가장 안 좋은 것은 중국이 북한과 다시 혈맹관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사드와 관련해 경고와 협박성 메시지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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