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허' 이후 수강생 90%↓…운전학원들 '아 옛날이여'

입력 2017-01-09 07:12  

'불면허' 이후 수강생 90%↓…운전학원들 '아 옛날이여'

장내 기능 합격률 92%→40%, 학원비 14만원 올라 '부담'

"급하지 않은데 지켜보자" 관망…성수기 겨울방학에 '한파'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운전면허 시험이 강화된 이후 운전면허시험장과 학원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연중 최고 성수기로 불리는 겨울방학 기간인데도 수강생이 급격히 줄었다.

시험이 강화된 이후 학원비는 크게 올랐는데 합격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고 경제 사정도 나빠지면서 급한 경우가 아니면 면허를 따려고 나서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다. 학원마다 운전교습용 차량이 대부분 멈춰 설 정도로 전례 없는 한파를 겪고 있다.

불면허로 바뀌기 직전 수강생이 대거 몰리면서 호황을 누렸던 것과는 천양지차의 모습이다.




지난 6일 오후 3시께 청주시 흥덕구 운전면허학원 장내기능시험장에는 운행 중인 차량이 없었다.

시험장 한쪽 구석에는 시험용 승용차와 1t 트럭 10여 대가 정차 중이었다. 학원 건물 안 접수처도 한산했다.

'불면허'가 시행되기 전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북적이던 지난해 11∼12월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학원생 10여명은 지난달 쉬운 장내기능시험에 합격한 후 도로주행 시험을 보려고 온 응시생이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이 학원 신규 등록 수강생은 단 3명뿐이었다.

1종 보통 면허를 따려고 이날 학원을 찾은 이모(18)군은 "작년 쉬울 때 면허 따고 싶었지만, 제한 연령에 때문에 올해부터 응시 자격이 주어져 이제야 등록하게 됐다"고 전했다.

'불면허'가 시행된 지난달 22일 이전 한 달간은 하루 20∼30명이 학원에 등록했었다.

이 학원 관계자는 "매년 1월이 연중 최고 성수기인데 수강생이 작년에 비해서도 10분의 1로 줄었다"면서 "지난달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딸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다 딴것 같다"고 말했다.




'물면허' 시절 하루 최대 40명이 몰렸던 서원구 다른 운전면허전문학원도 이달 들어 학원생이 6∼7명 수준으로 줄었다.

운전면허 학원 관계자는 "의무 교육시간이 이전보다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어나면서 학원비가 14만원 오른 영향도 있어 보인다"면서 "제도가 바뀌고 1년은 지나야 이전 모습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푸념했다.

도로교통공단이 운영하는 운전면허시험장도 비슷한 모습이다.

청주운전면허시험장은 지난해 11∼12월 하루 100∼130명의 응시생이 몰렸지만, 이달 들어 20∼30명으로 크게 줄었다.

하루 100여명의 장내기능시험 응시생을 수용할 수 있는 충주운전면허시험장에도 시험 강화 이후에는 하루 20∼30명만이 응시하고 있다.

8일 기준 두 운전면허시험장 모두 1월 장내기능시험 예약자가 거의 없어 원하는 시간대에 시험에 응시하는 데 문제가 없다.

충주운전면허시험장 관계자는 "쉬울 때 기능시험에 미리 합격해 놓은 응시생들이 몰리면서 도로주행 시험 예약만 2∼3일 정도 밀려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첫 시행일 19.2%를 기록했던 장내기능시험 합격률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5일까지 40.4%로 상승했다.




T자 코스, 경사로가 없었던 '물면허' 시험의 합격률은 92.8%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응시생들이 바뀐 시험에 맞춰 운전 연습 후 응시하면서 합격률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면서 "제도가 정착하면 합격률이 80%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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