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귀국 계획 애초 없었다"…특검, 송환 장기전 대비(종합)

입력 2017-01-07 15:11   수정 2017-01-07 15:12

"정유라, 귀국 계획 애초 없었다"…특검, 송환 장기전 대비(종합)

"치밀하게 짜인 시나리오대로 말하고 행동"…현지 상황 예의주시

일각선 '보이지 않는 손' 대응 의심…특검 "처벌 높아질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덴마크 현지 수용시설에 일주일째 구금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 딸 정유라(21)씨가 국내 송환을 거부하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검은 법무부 등 관계 당국으로부터 정씨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못했다며 판단을 유보하면서도 정씨 송환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 마련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7일 "법무부나 외교부로부터 정씨가 자진귀국 의사를 철회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그런 소문이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환이라는 게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데리고 올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정씨는 이달 2일 덴마크 올보르지방법원에서 열린 구금연장 심리에서 "아이(19개월)와 함께 있게 해주면 내일이라도 귀국하겠다"며 조건부 자진귀국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날 밤 연합뉴스 보도를 통해 정씨가 이러한 의사를 철회하고 한국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바뀐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 등에 관심이 쏠렸다.

특검은 정씨 측이 치밀하게 짜인 시나리오에 따라 말하고 움직이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를 거론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이 1일 기자들과 만나 탄핵소추와 수사에 관한 입장을 밝힌 이후 최순실 씨는 특검 소환에 연이어 불응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은 '잠적'한 채 출석하지 않았다. 이영선 행정관은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냈고, 홀로 출석한 윤전추 행정관은 박 대통령을 '변호'하는 증언을 내놓았다. 정유라 씨는 송환에 맞서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정씨가 조건부 자진귀국 의사를 밝힌 것이나 변호인이 '자진 귀국하도록 얘기하겠다'고 한 것이나 이런 게 지금 와서 보면 완전히 계획적이고 준비된 발언이었던 것 같다"라며 "처음부터 자진귀국 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씨가 현지에서 거액을 들여 '에이스급' 변호사를 선임한 것도 장기전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정씨는 구금연장이 결정되자 다른 변호인을 선임해 법적 대응 채비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측으로부터 정씨에 대한 범죄인인도 청구서를 받은 덴마크 사법당국은 이르면 이달 말께 송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이를 거부하는 소송을 제기할 경우 실제 송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오는 10일께 예상되는 여권 무효화 역시 당사자가 거부할 법적 수단이 있어 시간이 소요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정씨가 타국에서의 장기간 구금 생활을 견디기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종국에는 자진귀국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우리는 국내에서 정씨를 송환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다 취했다. 선택은 정씨가 하는 것"이라며 "국내 입국이 늦어질수록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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