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압박에 시민들 실망감…경찰, 훼손 현수막 주변 CCTV 분석 추적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찾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소녀상'을 두고 외교적인 압박 이외에도 경제적인 공세까지 펼치는 일본 정부에 실망해 '시민의 힘으로 소녀상을 지키겠다'는 여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7일 오전 11시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은 말없이 일본 영사관을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에는 털모자, 목에는 목도리가 두 겹으로 감겨 있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시민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소녀상 앞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촬영하는 시민이 많았다.
여러사람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 소녀상을 보고가는 사람도 있었다.
소녀상 주변에는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소녀상을 시민이 지켜달라는 현수막 여러 개가 걸렸다.
동구 초량동에 사는 윤석준(31)씨는 "소녀상을 보려고 어머니와 함께 찾아 왔다"며 "일본 정부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할 게 아니라 꽃다운 나이에 끌려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아베 총리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는 자세부터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금정구 장전동에 사는 박해용(62)씨는 "소녀상을 보니 우리 선조들의 잘못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며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녀상을 건립한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우리 정부가 수세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국민 여론을 바탕으로 위안부 합의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부산 소녀상이 한일 간에 이슈로 부각되면서 일본 영사관 주변에는 경찰의 경계가 강화됐다.
6일에는 일본 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걸려 있던 시민단체의 현수막 4개가 훼손된 채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일본 주요 언론이 일본 영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과 방문객들을 상대로 직접 취재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부산 소녀상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발해 시민이 낸 성금 8천500만원으로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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