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인명진 내일 회견 앞두고 '법적대응' 카드 꺼내며 사퇴촉구
정우택, 인명진 자택으로 찾아가 1시간20분 설득…내주 상임위 재개최 추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인적청산' 대상으로 지목받고 있는 친박계 핵심인사들이 오히려 더욱 강경한 '버티기 모드'에 돌입한 모양새다.
전날 상임전국위원회를 통해 비대위 인선를 매듭지으려한 인 위원장의 계획을 사실상 '무산'시킨 이후 한층 더 요지부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식으로 인 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역공에 나서고 있다.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이 주말인 7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인 위원장의 사퇴를 공개 촉구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인 위원장이 당초 8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한 것을 고리삼아 역으로 '인명진 찍어내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법적 대응을 공식화한 것이다. 친박계 핵심인사들의 탈당을 '강요'한 것은 정당법 54조(본인 의사에 반해 탈당을 강요한 자는 2년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에 위배된다는게 서 의원의 주장이다.
나아가 인 위원장의 인위적 인정청산에 제동을 거는 차원에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하겠다고 서 의원은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사실상 인적청산의 마감시한이 8일로 다가온 상황에서 서 의원을 비롯한 친박 핵심인사들이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 의원과 최 의원을 비롯해 인 위원장식의 인위적 인적청산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은 불변"이라고 말했다.
전날 상임전국위를 무산시킨 것도 위기의식을 느낀 친박 세력의 '조직적 방해' 때문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이 의원은 "8일 인 위원장이 내놓을 입장에 따라 친박 의원들이 전면 총공세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친박계 좌장으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과 함께 연일 경북 경산에서의 활동상황을 게시하며, 당내 상황과 거리를 두고 지역구 활동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 위원장은 서울 중구 자택에 칩거하면서 향후 대응방안을 고심했다.
전날 상임전국위 무산으로 비대위 인선에 실패한 인 위원장으로서는 사퇴까지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이현재 정책위의장과 함께 인 위원장의 자택을 방문해 약 1시간 20분 동안 설득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인 위원장과의 자택 면담 후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 위원장이 굉장히 심기가 불편해진 것으로 느꼈다"고 전했다.
인 위원장은 전날 상임전국위 무산에 대해 "공당의 행사에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이런 세력이 있었다는 데 대해, 예전 시대에나 있었던 일 아니냐"면서 회의감을 드러냈다고 정 원내대표는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인 위원장의 거취 여부를 포함해 애초 8일로 예정됐던 인 위원장의 기자회견 진행 여부에 대해서도 "인 위원장이 일체 언급이 없었다"며 상황이 유동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인 위원장과 지도부가 여론을 등에 업고는 있지만, 비대위 출범 후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징계에 들어가는 방안과 친박 핵심 의원들로부터 스스로 책임안을 받아내는 방안 모두 수포가 된 상황이어서 뾰족한 수가 나올 수 있을지에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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