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프로그램에서 4회전 점프 접목할 경우 90점 넘어 100점 돌파도 가능
(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5년 12월 1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뒤 피겨계는 깜짝 놀랐다.
'세계최강' 하뉴 유즈르(23·일본)가 '신의 영역'이라 불리는 쇼트프로그램 100점은 물론, 110점 고지까지 밟았기 때문이다.
그가 기록한 쇼트프로그램 110.95점은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 점수로 남아있다.
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희망 차준환(16·휘문고)도 17일 한국 피겨 사에 새 역사를 썼다.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제71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17 세계(주니어) 선수권 파견선수권 대회 남자부 싱글 1그룹 쇼트프로그램에서 81.83점을 받으며 국내 피겨 선수 중 최초로 쇼트프로그램 80점 고지를 돌파했다.
두 선수의 점수 차는 매우 커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차준환의 발전 속도와 프로그램 구성에 따라 하뉴의 기록에 근접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현재 하뉴는 기본 점수 12점인 쿼드러플(4회전)루프와 쿼드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14.80), 트리플 악셀(기본 점수 8.50)을 쇼트프로그램에 넣고 있다.
차준환은 트리플 악셀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10.30), 트리플 루프(기본 점수 5.1)로 연기하고 있다.
점수를 얻는 '출발점'부터가 달라 최종 점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차준환도 4회전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기본 점수 10.50)를 뛸 수 있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선 시도하지 않는다.
만약 쿼드러플 살코를 쇼트프로그램에서 수행할 경우, 90점 이상 고득점은 무난해 보인다.
차준환이 올 시즌 4회전 점프를 쇼트프로그램에서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안정적인 안무를 꾸려야 했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사공경원 부회장은 "보통 주니어 선수들은 실패 가능성이 큰 쿼드러플 점프를 쇼트프로그램에서 수행하지 않는다"라며 "쇼트프로그램은 컷오프 위험이 있는 데다 프리스케이팅보다 먼저 연기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쉬운 구성요소로 연기한다"라고 말했다.
새 시즌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차준환은 곧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도 노리고 있다.
차준환은 새 시즌 쇼트프로그램에 4회전 점프를 넣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재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 외에도 쿼드러플 루프(기본 점수 12.00)와 쿼드러플 플립(기본 점수 12.30)을 연마하고 있는데, 두 점프를 완성할 경우 더욱 고난도의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선보일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쇼트프로그램 90점은 물론 100점 돌파도 불가능하지 않다.
차준환의 전담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엔 쿼드러플 살코 외에 다른 종류의 4회전 점프 2개도 포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회전 점프 완성 여부에 따라 프리스케이팅 점수도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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